"아이 키우는 동안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말고그냥 버티면서 커리어 지켜."

위태롭게 흔들리는 가족의 삶을지탱하는 단 한 사람의 노동,
돌보는 사람을 돌보지 않는 세상에서조용히 분투하는 마음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집을 떠난 여성들은 도시에새로운 집을 짓는다. 그런데 이 집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아니다. 회사도 다녀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정상가족을 만든 여성들은 살뜰한 경영자가 되기를 요구받는다.

김유담은 돌봄 회로 속에서 집을 지키기 위해 발돋움하는여성들을 통해 돌보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대추를 돈 주고 사 먹는다는 게 나는 여전히 적응이안 되네. 집에 넘쳐나는 게 대추였는데."

"아가씨, 제가 시어머님이랑 통화한 내역까지 아가씨한테 보고드려야 하나요?"

"의대나 약대, 꼭 전문직이어야 해. 아무도 너를 만만하게 볼 수 없어야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여자도 아니여자일수록 능력이 있어야 해."

"나만 참아야 하는 거야? 그럼 너는 뭘 참니?"

미연은 출근 후에도 수시로 CCTV를 확인했다. 다행히 지우가 엄마를 찾아 딱히 보채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정순은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일했다. 아이의 젖병과 이유식기를 삶았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차례대로 돌린 후 세탁물을 개켰다. 아이가 자는동안 점심을 드시라고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끼니도 거르고 하루 종일 일만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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