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했다. 가령 ‘도서관 가서 책 읽을까?‘라는 말은 ‘모텔에 가서콘돔을 끼고 성행위를 즐기자‘라는 뜻이었다.

책갈피라고 하자. 앞으로 그거 말할 땐 책갈피라고 해.

- 이건 좀… 
- 별로야?
- 너무 노골적이잖아.
- 난 노골적이야.

 - 점으로 이름을 지어서 그런가, 점점 점이 되어가는 것 같아.

베트남산 오징어와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면 아, 이런 게 사는 거구나, 이 밥을 위해, 이 식탁을 위해, 더 참고 견딜 수 있겠구나 싶었다. 배부르고 맛있어서가 아니었다. 눈점이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눈과 함께 먹는 게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 편

운명의 날은 이른봄의 폭우와 함께 찾아왔다. 한창 작물이 자라날 초봄에 연일 퍼부은 비로 채소와 과일 값이 치솟았다. 아무리 비싸도 삼천원을 넘지 않던 대파 한 단 값이 육천칠백원까지오르고, 조류독감으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의 여파로 한 판에 사천원 하던 달걀값이 두 배로 뛰었다. 마트와 E마트, H마트의 온라인 페이지를 띄워놓고 동네 슈퍼 전단지까지 훑으며 장을 보던눈점은 한숨을 쉬었다.

-집에 대파 키울 데가 어디 있어. 텃밭에서 키워야 하는 게아냐?
- 생수통 잘라서 물만 넣고 키워도 된대.

- 이름을 붙여서 그런가봐. 그냥 파라고 할 걸 그랬어.
눈점은 도저히 파파야를 자를 수 없었다고 했다. 

어디에도 쓰일 수 없어야 진정으로 아름답다. 쓸모 있는 모든 것은 욕망의 표현이라 추하며, 인간의 욕망은 그 비루하고 나약한 본성처럼 비열하고 역겹다.

함께 사는 커플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식재료를 사서 요리해 먹고, 다 먹은 다음 나란히 기대어 앉아 내일은뭐 먹을까?‘ 메뉴를 궁리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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