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잠이 많아지네 시든 풀 같은 잠을 덮네
매일 아침 꾸지뽕나무 밑에 가 꾸지뽕 열매를 주워요
나는 새와 벌레가 쪼아 먹고 갉아 먹고 남긴꾸지뽕 열매 반쪽을 얻어먹으며 별미를 길게 즐겨요
그녀가 나를 바라보아서 나는 낙엽처럼 눈을 감고 말았네
냉이가 봄쑥에게 라일락이 목련나무에게 꽃사과나무가 나에게
꽃이라는 글자가 내려앉는다 물 아래로 계절 아래로 비단잉어가 헤엄치는 큰 연못 속으로
낮과 밤
붉은 불을 입으로 불어서 끈다. 그때그때에 시간은
꽃을 모두 떨어뜨리듯이 편월(片月)을 더 깎듯이(이
머윗잎에 마늘밭에 일하고 오는 소의 곧은 등 위에
가난한 식구 밥 해 먹는 솥에 빈 솥에 아무도 없는 대낮에 큰어머니가 빈 솥 한복판에 가만하게 내려놓고 간 한대접의 밥
"나는 눈보라가 치는 꿈속을 뛰쳐나와 새의 빈 둥지를 우러러밤처럼 울었어요"(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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