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내게 베푼 모든 실패와 어려움,
내가 한 실수와 결례.
철없었던 시행착오도 다 고맙습니다.
그 덕에 마음자리가 조금 넓어졌으니까요.
무대에서 뵐 때까지 제발 강건히 버터주세요.

오대.
사는 것은 쉽지 않아, 알 수 없습니다. 앞에 눈이 얼마나 쌓였나, 진웅덩이가 얼마나 깊은가. 그런 때 앞서간 큰언니 발자국이 보인다면 허방다리 짚지 않을 수 있겠지요? 

나이 드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웬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린 날에는 조그만 일에도 심장이 철렁 내

할 말은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면 더 밟아대는구나. 한 번이라도 큰소리쳐야 건드리지 않는구나.‘ 혹독한 지난 시간 덕택에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러라 그래‘ 하고 넘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옳다‘거나 틀리다‘고말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누가 별난 짓을 해도 그럴 수 있

봄꽃을 닮은 젊은이들은 자기가 젊고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나도 젊은 날에는 몰랐다. 그걸 안다면 젊음이 아니지. 자신이 예쁘고 빛났었다는 것을알 때쯤 이미 젊음은 떠나고 곁에 없다.

차라리 4인실이나 6인실이 서로 살피고 챙겨주는 분위기라서 더 좋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다. 아참, 얘가 장가갔지. 아하, 이 집 앞이 아니라 자기 집앞이라는 소리였구나" 하고는 부부가 서로 씁쓸하니 웃었단다.

일본에서 60대 남자들에게 부엌일의 기초부터 가르치는강의가 생기자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1

사람은 세월이다.

나 벌었다는 것이다. 어릴 적 못살았던 게 한이 되어서 그많은 물건을 쟁여두고 살았는지 아이들 앞에서 창피했노라말했다. 여행 가방 하나만 채워 와도 이렇게 충분히 사는데, 여기서 무엇이 더 필요한가 싶었단다.

"여행 다녀. 신이 인간을 하찮게 비웃는 빌미가 바로 사람의 계획이라잖아. 계획 세우지 말고 그냥 살아."

획 왔다 휙 가버리는 만남, 나도 싫다.

느리게 살기를 시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느려졌다.

외로움이 치매를 불렀을까

왜 우리는 죽고 난 후의 이야기를 이토록 꺼리는 걸까?
누구나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살고 있는데.
주변만 보아도 죄다 아픈 사람투성이다. 강을 건너기 전에내 것을 나누고 정리하는 것도 용기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가 보다.

노래는 기억과 밀접하다.

어떻게인생이쉽기만 할까

버틸 수 없는 것을 버티는 게 버티는 거고, 참을 수 없는 걸 참는 게 참는 거라고 누가 말했을까? 매일 삼백여 통

외식을 거의 안 하는 내가 아끼던 두 집이 폐업했다

아프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한걸음 뒤처져서 주변을 구경하고 어슬렁거리며걷고 싶었다. 왜 못 하는가? 차 시간 때문에? 정말로 시간이 안 나서? 하고 싶으면 그냥, 거칠 것 없이 하면 된다는사실을 나는 쉰일곱 살이 넘어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제대로 된 사람 사이‘란 어떤 것일까?

꾸밈없고 기본이 탄탄한 담백한 냉면 같은 사람이 분명있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사람, 어떤 경우에도 음색을 변조하지 않는 사람, 그런 심지 깊은 아름다운 사람.

사람도 냉면과 똑같다는 생각이다

집밥을 못 얻어먹는 후배들 보면 딱하고 속상하다.

음악 방송을 준비하는 가수들의 대기실에 가면 테이블 위에 끼니를 때우기 위한 음식이 놓여 있다. 준비된 음식 중가장 흔한 것이 바로 ‘김떡순이다. 글자 그대로 김밥, 떡볶이, 순대를 말하는데, 시간에 쫓기니까 매니저가 재빨리 사와서 틈새 시간에 잽싸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사람을 두고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다.
너 하고 싶은 것도 좀 하면서 살아.

"너무 힘든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바람처럼 스쳐 지나는 한평생, 기력이 쇠한 모습이나 나이든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할 필요가 있을까. 육신의 옷을벗어놓고 가는 길, 돌아볼 때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웃음으로 마지막 인사를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재고로 남은 빵 처리해 드리기! 그것이 내가 계란빵 아줌마 아저씨께 해드릴 수 있는 진부였다.

담당 여의사 말이, 한번은 어느 새댁이 부엌일을 하다.
가 다쳐서 왔더란다. 그 환자는 결혼 후 첫 명절 스트레스가 너무나 힘들다면서 차라리 깁스를 해줄 수 없나더란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환자의 말대로 깁스를 해주었다.
고 해서 둘이 깔깔 웃었다.

사실 우리 나이면 다 늙은 고아가 된다.

좋은 버릇이 많으면 좋은 사람,

털어내면 아무것도 아닌 상처, 비슷한 아픔 앞에 서면차라리 가벼울 수도 있는데……… 상처는 내보이면 더 이상아픔이 아니다. 또 비슷한 상처들끼리는 서로 껴안아줄 수있으니까, 얘기 끝에 서로의 상처를 상쇄시킬 수도 있다.

지금이 내 삶의 절정이고 꽃이다.

뱃가죽을 열고 속에 있는 내용을 죄다 꺼내고, 자를 것자른 후, 다시 집어넣고 꿰매는데도 모든 장기는 스스로 자리를 찾는단다. 얼마나 놀라운 솜씨인가. 사람의 몸은 얼마나 신비한 소우주인가.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떠남‘을 생각했다

"언니 주변에 왜 그렇게 친구들이 많은 줄 알아? 호구라서 그래. 그저 불쌍하게만 보이면 언니는 간까지 다 빼준다.
니까!"

고백하건대, 별나게 겪은 그 괴로웠던 시간들이 내가세상을 보는 시선에 보탬을 주면 주었지 빼앗아간 건 없었다. 경험은 누구도 모사할 수 없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니까. 따지고 보면 ‘결핍‘이 가장 힘을 주는 에너지였다. 이왕이면 깊게, 남과는 다른 굴절을 만들며 세상을 보고 싶다.

이 미묘한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까? ‘빛의 굴절이 만들어내는 꺾임의 거시기(?)‘ 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네. 우리도 사람마다 겪는 일이 다르고 사는 모습도 다르듯, 똑같은빛도 이렇게 관통시키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이 되어버리는구나. 매일 똑같은 일을 해도 느낌과 깨달음이 그날그날 달라지는 것도 바로 이 탓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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