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의 생각

......류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 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다








우리는 왜 자기가 가진 것에는 만족을 못하고 끝없이 남의 것을 부러워하면서
스스로의 욕심을 잠재우지 못하는 것일까?

그냥 그런대로 둥글 둥글하게 살아가고
싶다.
모나서 정맞는 돌 같이 살고 싶지 않다.
그래도 아직은 젊어서?인가...
잘못은 잘못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련다.
수많은 적을 양산 하는 길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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