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직스러웠다. "미선아, 군사정권 무너뜨렸다고 온 국민이다 대통령을 좋아하고, 심지어 언론들도 아직은 허니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김 정권의 무분별한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같은 건 사실 심각한 문제라고 나는 생각해.
- P23

체에 들어가는 것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나는 내가 벌면되고, 아껴 쓰고 살면 된다. 돈 있어봐야 타락이나 하지‘ 하는마음으로 그와 손을 잡았다. 그러나 바람결에 들은 그의 집안

공무원 특유의 방어벽인지 단단함인지

"둘이 뭐야?" 라고 하면 "최미선 내 오피스 와이프잖아? 다들몰랐어? 이런 유행에 뒤떨어진 꼰대 공무원들 하고는.…….."
하면서 과장되게 껄껄 웃었다.

김은우는 서른세 살 된 미혼녀로 늘 힙합 패션 같은 품 넓은 셔츠에 일부러 늘어뜨린 허리 벨트, 찢어진 청바지류를 입고 다니고 털털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화법을 구사하는 커트머리의 여자였다. 때때로 입에 착 달라붙는 맛깔스런 욕을 구

"문신인지 점인지 몰라. 암튼 잉크색이야

그래서 프로이트가 여성학자들에게 욕을 먹잖아. 여성의 복구는 아예 무시한 분석이라고 말이야.

엊그제 친하게 지내는 동료 기간제 교사로부터 "쌤도 혹시 이번 명절에 교장, 교감 선생님 선물 준비하셨어요? 

명절이 지나면 완연한 가을이 온다.

기간제 교사는 어쩔 수 없는 약자다.

서글픈 갱년기의 초입이다.

"그 시절은, 재벌에 대한 특혜, 그리고 수출 주도 경제 속에 매년 십 프로 가까운 경제 성장을 이루어내던 시절이었잖아요. 남들 다 부러워하는 명문대를 졸업하셨으니 눈 딱 감고그냥 누리고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예전에 운동했던 선배들

그래, 걷자, 실없는 생각 말고 움직이자,

젊고 싱그러운 육체다.
아직은, 느낄 수 있다.

나쁜 뜻으로 유교적이고 위선적‘

수업이 싫어지는 순간 미련 없이 관두겠다‘

"스마트폰도 사실 사용 안 했어요. 월 이용액도 아깝고, 쓸데없는 곳에 정신 빼앗기기도 싫고 해서."

언젠가 교직원 식당에서 두 남자가 예방 접종이니, 좋은 소아과니, 밤중 수유며, 육아 도우미 구하는 문제며 어린이집얘기 등으로 신나게 대화 나누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요즘엔 좋은 아빠 노릇이 좋은 엄마 노릇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 P163

인간이란 그 무엇을 다 떠나서 주기적으로 배를 채워주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 그것에 문제의 본질이 있는지, 인간이란 숱한 관계 속에 금방 싫증을 내고 공허를 느끼면서도 너무쉽게 고독을 느끼고 고립감을 느끼는 나약한 존재라는 것,  - P187

보수는 적더라도, 그 누구보다 윤리적인 일을 하고 싶어 교직에 들어왔는데요. 가끔은 제 윤리라고 하는 것도 자주 흔들리고, 그 실체조차 의심스럽습니다.

다. 대통령이 바뀌고, 교육감은 더 자주 바뀌고, 교육 정책도그에 못지않게 자주 옷을 갈아입는 와중에, 혜수 씨는 그저

누군가 자신이 병들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은 그가 속한집단이 병든 상태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불행한 이와 행복한이 중 어느 쪽인 환자인가, 아무래도 병든 곳에서 문제없이 적응해가는 인간이 인간적인 의미에서는 환자에 가까울 것이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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