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생물이다.

원고지


삼라만상이 비치는 종이거울.

엽서


조그만 마음의 창틀.

과대광고



소비자는 왕이다 - 라는 식의 광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에게 경배한다. 아침은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찬란하지는 않은 것이다.

주인공


작중 인물 중에서 가장 목술이 끈질긴 존재.
- P16

삼라만상



라면 세 그릇으로 가득 채운 상.
- P21

걸레




인간들이 방이나 마루나 세간을 닦을 때 사용하는헝겊으로 낡아서 못쓰게 된 천을 재료로 하여 만들어진 생활용품의 일종이다. 걸레는 다른 사물들에게어 있는 더러움을 닦아 주기 위해서 자신의 살갖을찢는다. 대개의 인간들이 걸레를 더러워 하지만 현자들은 걸레에게서 부처의 마음을 배운다. 육안서眼으로보면 세상에는 여러 가지 더러운 오물들이 산재해 있지만 심안心眼으로 보면 그 자체로서 더없이 아름다.
움을 스스로 알게 된다.

시간



탄생과 소멸의 강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강에서태어나고 그 강에서 죽는다. 그러나 흐르지는 않는다.
흐르는 것은 시간의 강이 아니라 그 강에 빠져 있는물질들이다.
- P31

수면제



배고픔은 참을 수 있어도 외로움은 참을 수 없는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일용하는 밤의 양식. 불면의 세월 속에 무성하게 자라오르는 허무의 수풀을 잠재우고 허약해진 육신의 아픔을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안식의 초대자. 꿈의 동반자. 소음 제거제.
- P41

달팽이



한여름의 고독한 여행자. 그러나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집을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여행자.

소망




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고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이라고 한다. 욕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이 필요하고 소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회생이 필요하다. 욕맘은 영웅을 따라다니지만 소망은 신하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소망과 욕망은 같은 가지에 열려 있는 마음의열매로서 환경의 지배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P51

음주운전



자동차가 운전수 대신 술에 취한 승객을 탑승시킨채 교통사고를 일으킬 만한 장소를 물색하리 다니는행위. 또는 교통수단을 이용한 취중 살인 예비음모.
- P63

고드름




겨울의 수염. 동장군의 이빨, 북풍의 발톱.
- P73

잡초



인간들에게 비위를 맞출 줄 모르는 풀들을 통틀어잡초라고 일컫는다. 꽃이나 열매는 볼품이 없지만 생명력만은 어떤 식물보다도 끈질기다. 인간들은 끊임없이 잡초를 뽑아내지만 인간들보다 먼저 땅을 차지한 것도 잡초였고 인간들보다 먼저 숲을 키운 것도잡초였다.
- P139

나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곤충이다.
꽃향기에 취해서 항상 비틀거리며 날아다닌다. 산간지방에 서식하는 일군의 나비들은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허공에다 전용도로를 만들어 놓는데이를 접도味道라고 한다. 세월의 강물에 떨어진 꽃잎들은 윤회의 바다에 다다라 나비가 된다. 나비가 되어꽃에게로 날아가 꿈을 꾼다. 나비와 꽃이 둘이 아니며생시와 꿈이 따로가 아니다.
- P143

하루살이

하루 만에 한평생을 사는 벌레.
- P147

물보라



포세이돈의 백마. 바다의 수염. 비탄의 분말 - P152

쓰레기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가공품들의 말로, 또는 지구가 바라보는 인간.
- P155

삼각관계



재능 없는 작가들이 일용할 양식처럼 울궈먹는 작품의 뼈다귀.
- P158

호박꽃



한여름 낮잠 드신 부처님 머리맡에 환하게 켜져있는 조그만 황금등불.
- P163

강대국



인도주의로 포장된 여러 가지 공해물질들을 약소국가에 강매하는 나라. 자국의 문화쓰레기를 타국에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 타국의 전통문화를 가장 많이 파괴시키는 나라. 평화를 가장 많이 부르짖는 나라. 그러면서 전쟁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나라.
- P175

영혼


우주 무임 승차권.

안개


떠도는 물의 혼백

역사



과거를 비추는 미래의 거울이다. 인간이 얼마나오래도록 자기들끼리의 처절한 투쟁을 계속했는가를기록해 놓은 시간의 유물이다. 역사는 조작되는 것이아니라 창조되는 것이며 역사는 흐르는 것이 아니라쌓이는 것이다. 역사는 비록 감출 수는 있어도 지울수는 없는 고행의 흔적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민족일수록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한다. 궁극적으로역사는 그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기록된 반성문이다.
- P188

메아리



소리의 그림자.
- P202

눈물



지상에서 가장 투명한 시詩.

지팡이



황혼의 동반자.
- P2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