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스스로 길이 되고,
사랑은 스스로 벼랑이 되고,
사랑은 이 세상의 모든 이름이고,
사랑은 이 세상의 모든 말이다.


조은

오래 울어본 사람은
체념할 때 터져 나오는
저 슬픔과도 닿을 수 있다.
- P13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첫사랑
이윤학


그대가 꺾어준 꽃,
시들 때까지 들여다보았네


그대가 남기고 간 시든 꽃
다시 필 때까지 - P19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시절은 한꺼번에 가버리지 않네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물, 한 사물
어떤 부분은 조금 일찍
어떤 부분은 조금 늦게 - P22

우리 삶의 수많은 커튼
사람들마다의 커튼
내 얼굴의 커튼들

연락선
안도현


네가 떠난 뒤에 바다는 눈이 퉁퉁 부어올랐다.
해변의 나리꽃도 덩달아 눈자위가 붉어졌다.
너를 잊으려고 나는 너의 사진을 자꾸 들여다보았다.
- P24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보고 싶은 마음 꾸욱 눌러
돌무지에 탑 하나 올린다.
- P26

눈길
박남준



그 눈길을 걸어 아주 떠나간 사람이 있었다.
눈 녹은 발자국마다 마른 풀잎들 머리 풀고 쓰러져한쪽으로만 오직 한편으로만 젖어 가던 날이 있었다 - P27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하늘 한복판으로 달아오르며 가는 태양처럼한번 사랑하고 난 뒤
서쪽 산으로 조용히 걸어가는 노을처럼
사랑할 줄은 몰랐습니다.
- P32

어려운 말
하지 말아요.



사랑은
안으로, 안으로
골병드는 것 - P36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 P42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 P45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 P47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여름 가고,
가을 오듯
해가 지고,
달이 솟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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