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이 무겁다.

신발 끄는 소리를 죽이며

산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보면 어김없이 나무들의 뿌리 보이지 않고, 오오, 숲은 우거져 어린 짐승들을 기른다.

당기는 저 아득한 불빛들의 속삭임, 불빛 속으로 까게 날아드는 날개들의 아름다운 산화.

저만큼
풀숲 위의 무덤 가에
쑥들이 쇠어가고 - P30

화분 속에서 난이 자란다.
1센티미터를 허공 속에 밀어올리기 위해생명은 1억 톤의 피가 필요하다.
온전히 살아 있는 생명이자라오르기 위해.

풀들은 늙지 않는다

집들은 스스로 허물어져 빈 자리를 만들었어

몸 밖으로 꽃이 지듯 세상의 모든 난간 너머로 달이뜬다. 천지 가득 서리 내리는 밤, 달 속으로 가는 새

아침 출근길 전철이 달린다.
달리는 것은 습관이다.
- P54

세월이 흘러갈수록
갚아야 할
내 빚은 늘어만 간다

눈을 뜨고 있으나 감으나
마찬가지다.
- P59

남대문에서 힐튼호텔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단추 백화점이 있어

세상의 모든 단춧구멍을 메우는 일모두에게 사소하고 보편적인 일, 행위가 끝나면몽땅 잊어도 좋은 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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