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인간의 감정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슬픔,
이라고 말한다. 지극한 아름다움이란 언제나 슬픔의빛깔을 띠고 있다. 화려한 아름다움보다도 애틋한 아름다움이 더욱 깊고 그윽한 감동의 울림을 준다.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너보다도 나보다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소리 죽은 가을을 처음 보겠네.

봄날 三千浦 앞바다는비단이 깔리기 萬丈이었거니오늘토록 을 대어 출렁여내게는 눈물로 둔갑해 왔는데,

오, 아름다운 것에 끝내노래한다는 이 망망함이여.
그 잴 수 없는 거리야말로그대와 나 사이의 그것만이 아닌바다의 치數에 분명하고세상 이치의 치數 그것이었던가.

시인온 완벽한 아름다움과 자신의 삶 사이에 있는,
필연적인 거리를 감지한다. 

가늘고 먼 울음을 울음을
울음 울리라.

애인이여
멀리 있는 애인이여


이런 때는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파라.

이 두 가지를 겸하면
아리아리 저승도 가까운가.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여기 부려놓고 갈까 한다.

이제 마흔 가까운
손등이 앙상한 때는
나무들도 전부
겨울나무 그것이 되어
잎사귀들을 떨어내고 부끄럼 없이
시원하게 벗을 것을 벗어 버렸다.

사람들이여
이승과 저승은 어디서 갈린다더냐..


풀밭에 바람이 흐르듯이
남쪽 바다에 햇살이 흐르네.
- P35

찬란한 은행잎을 달고
찬송가가 유독 출렁거리던
마음 뒤안에 깔린 노을을…

미류나무에
강물처럼 감기는
햇빛과 바람돌면서 빛나면서
이슬방울 튕기면서
은방울 굴리면서.

바람아 바람아
네 앞에서 나는 늘
앞이 캄캄해진다.

아, 나는 무엇을 이길 수가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아, 어찌하고 어찌하고,
고향의 稜線 젖가슴을 어찌 하고,


바다 있기에 산이 있기에
사랑이여, 너를 버릴 수는 없을지니라.

아, 하늘에서는 쏟아지는 눈물
땅에서도 괴는 눈물의
이 비 오는 날!

無心한 이 한때 위에
없는 듯한 세상을.

사랑을 기쁘다고만 할 것이냐,
아니면 아프다고만 할 것이냐.

가늘고 납작한 돌만 골라
열심히 물수제비를 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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