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윤이나 / 민음사 / 1996년 8월
평점 :
품절


96년 읽은 책을 다시 보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도 여전히 기지촌이 존재하고 있다.
그 속에서의 삶은 나는 실제로는 모른다.
다만 이런식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가슴이 아프다.....

거기에, 기지촌이 있었다. 〈원시적이고, 적나라한, 미군 기기를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그 한밤에, 섬뜩게아가리를 벌린 괴물의 입처럼 펼쳐져 있었다. 작가는 그곳을 어떻게 묘사했던가. 아쉽게도 그녀는 이곳의 풍경을, 그 살아 숨쉬는 순간을 포착하여 묘사하지는 않았다. 걸프전으로 인한 커프(Curfew), 즉 〈계엄령 시행중 미군들의 야간 통행 금지 시간(8쪽)인 여섯시 전후를 통해 그녀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보여준다. 그러므로 그 순간에 있지 않은 것들이 모두 제자리에 있다고 상상해 보면, 그곳의 저녁이 진정 어떤 모습을 취하는지 알 수 있게된다.

베이비, 밍크, 진희, 리틀 수지. 인형 이름이냐고 물으며 아이는크레용으로 써주었다. 아무리 쳐다봐도 그 이름들이 김금순)이었다.
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김금수)이라는 이름으로 해서 그 과거를 떨쳐버리고 싶었다. 마치 악몽에신 깨어난 아이가 엄마를 찾듯이 이상하게 김금순)이라는 이름을 자1이 손으로 쓰면서부터 그녀는 진정한 김금순)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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