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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라 고요
석여공 지음 / 고요숲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여공스님은 절집안 깨진 기와를 갈아 부처
를 새기는 와편각수이다.
때 되면 기도하고 한가하면 기왓장 가는
것이 일인 수행자이다.
깨진 기와 한조각도 부처님이라고 말하는
그의 손은 언제나 따뜻하다.
불각사의 밤
눈오네
좋네
추와도 겁나 좋네
...중간생략
어눌해도 좋아라
차 먹고 일어나면
짐짓 핑계대고
구들목 뜨신데 자고 가시라
소매 끌어 앉힐라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잎새처럼
차 향 가시지 않은 찻이파리 같은 손으로
가야 돼, 거절하며
실은 눈발 흩날리는 속으로
허위허위 사라지는 뒤 태
그 부처 보고자픈 것이지만
눈 오네 펄펄
어느 평론가가 이런 말을 한 게 기억이 난다.
시인은 눈 뜬 사람이라고 자신에 눈을 뜨고,
세상에 눈을 뜬 사람이라고 말이다.
새
나 오늘 거룩한 것 보았다
해 뜨기 전에 날던 새들
제 울음에 깃들어
해종일 나는 것을 보았다
같은 장면을 보아도 눈으로 본 것과 마음을
더해 본 것을 표현하는 것이 시인 인듯 싶다.
그래서 그런 심미안이 더 대단하게 여겨진다....
홍시
부처는 부처하고 놀고 중생은 중생하고 놀고 혼자 있어도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붉은 홍시 하나 겨울 창문 틈에 박힌 피멍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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