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19
박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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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생활과 예보라는 시가
와닿는다...

생활과 예보


비 온다니 꽃 지겠다

진종일 마루에 앉아
라디오를 듣던 아버지가
오늘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종암동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 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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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9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