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말하다 시와소금 시인선 13
해림 지음 / 나무아래서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시인의 본명은 고선자이다. 제주 출생으로
제주의 자연을 느끼며 자란 탓인지 유난히
시집에 풀과 꽃과 나무와 새들이 많이 나온다.

사랑

˝방사능이 전국에서 발견됐다니까
코 막고 입 가리고 다니삼...˝

2012년 4월 2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중학교1학년
손자 성윤이가 보내 온
문자메시지

꽃에게 말하다.

지상에서의 삶은 황홀했다
꽃잎들은 떠나온 자리로 되돌아갔다.
꽃잎들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사연은 나도 모르고,
꽃잎도 모른다.
미루나무 숲으로 날아가는
휘파람새에게나
새벽별에게
꽃이 피고 지는 사연을 물어볼까
달빛 속으로 걸어 들어간
구름에게
꽃의 행방을 물어봐야겠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꽃은,
꽃은 사라지고
꽃의 무덤 위로 안개비 내리고
아직 다하지 못한 말
꽃에게 말하다.

나의 시 쓰기는 말로써 하지 못하는 말을, 마음의 말로써 쓰는 글 놀이이자 카타르시스다. 열대여섯 나이의 나에게 찾아왔던 시, 참으로 먼 길을 돌아서왔다. 마음깊은 곳에서 발아하는 언어들을 끌어내어 아직 다 못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나의삶과 나의 생각을 구름에게 바람에게 꽃에게 말 하고 싶었다.
- 해 림, 「시인의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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