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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규칙, 2007 뉴베리 아너 수상작
신시아 로드 지음, 천미나 옮김 / 초록개구리 / 2024년 2월
평점 :
열두 살 캐서린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동생을 위해 만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다정하고 이상한 규칙
2007년 뉴베리아너 수상작인 ‘룰스‘는 사실 영어책 ‘Rules‘라는 책으로 더 유명하다. 많이 들어본 뉴베리 아너상은 칼데콧상과 함께 미국 아동문학 최고상의 하나로 꼽힌다. 이 책은 수많은 수상을 하고 미국 도서관협회나 미국영어교사협의회에서 주목하는 책이기도 하다. 영어책의 표지는 러버덕과 금붕어인 반면 한글로 번역된 ‘룰스‘ 책의 표지는 12살 캐서린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동생의 모습이 유쾌한 미소와 함께 담겨있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영어로 읽었던 내용과 겹치면서 아련하지만 따뜻한 누나의 마음이 담겨있어 더욱 친근해진다. 12살 케서린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동생 데이비드를 위해 수많은 규칙을 만든다. 그런 캐서린이 원하는 소망은 단지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가족이 느끼는 모든 공통점이 그러하듯이 평범한 생활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캐서린은 평범하지 않은 동생 데이비드가 갑작스러운 당황한 상황을 잘 대처하도록 수많은 규칙을 만든다. 그리고 스케치북 맨 뒷장에는 데이비드에게 가르치는 규칙을 모두 적어 놓았다. 최소한 데이비드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수가 있게 하고 캐서린이 쫒아다니면서 꼬박꼬박 설명해 주지 않아도 되게끔 하기 위해 적힌 내용이다.
때로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내야만 한다.
˝규칙 잊지마. 누가 ˝안녕˝하고 인사하면 ˝안녕˝하고 답한다.˝
같은 말을 하고 , 하고, 또 하면, 그 말이 듣기 싫어서 항복할 수도 있다.
캐서린 엄마가 널 얼마나 의지하는데 데이비드의 잘못된 행동이나 말을 아무도 고쳐 주지 않으면 데이비드가 어떻게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우겠니?
친구네 집은 복잡한게 하나도 없다.
가족 간의 규칙도 평범하기만 하다.
밥 먹기 전에는 간식 금지.늦으면 집에 전화하기. 숙제 먼저 하기.
그런데 친구네 집에 가서 제일 좋은 건
누나라는 책임을 내려놓고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본문 109P
캐서린에게는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명은 어느 날 옆집 친구가 된 크리스티다. 윤기 있는 갈색 생머리에 해진 청바지와 티셔츠만 입고도 온몸으로 매력을 뿜어내는 아이가 크리스다. 또 한 명은 데이비드 병원에서 만나게 된 제이슨이다. 제이슨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의사소통용 낱말카드로 대화하는 아이다. 서로 다른 상황의 두 명의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은 캐서린이지만 어쩐지 두 친구들과 꼬이게 되고 스스로에게 묻게된다. 대체 평범하다는것은 뭘까?
책의 뒷부분 <특별한 인터뷰>의 글을 통해 작가인 신시아 로드는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심각한 장애를 지닌 사람과 사는 가족들에게 슬픔은 어쩔수 없이 따라오는 부분이지만 웃음과 감동적이고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기도 하고 실망과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 말을 읽으며 캐서린이 느끼는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데이비드가 갖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은 질병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존재 방식 중 하나다. 그러니 살아가는 방식을 특별한 방법으로 배워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11살인 아이는 이 책을 영어책으로 먼저 보고 한글로 된 책을 다시 읽었다. 주변에 데이비드와 비슷한 아이가 반에 있어서 수업시간에 방해가 된다는 말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장애라는 편견보다는 그 친구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이야기라고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일상 생활속에서 수 많은 규칙을 당연한듯 지키며 살아간다. 규칙으로 정해진 것에 ‘왜‘ 그런것이 규칙인지 묻지 않는다. 당연하게 지켜야 하는 것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당연한 것들이 장애를 갖고 있는 친구들에게는 하나하나 일일이 설명을 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데이비드가 그러하듯 우리 주변에도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있다. 예민함과 동시에 자신이 관심있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심과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
그런 동생을 위해 만든 규칙이 동생을 지키기도 하지만 사실 스스로 더 단단해지기 위한 방패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지만 솔직한 표현과 비슷한 또래의 시선을 통해 장애와 성장 그리고 가족애를 감동과 담담하면서도 솔직하게 써 내려간 감정표현들이 케서린의 스케치북에 쌓여가는 규칙만큼 특별한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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