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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
새벽 세시 지음 / 경향BP / 2016년 9월
평점 :
품절
시집을 산 적이 있던가? 아니, 사진 않더라도 시집을 빌려 읽기라도 한 적이 있던가? 그런 기억이 없다. 읽은 책 목록을 보니 하이쿠 시집 딱 한 권 읽었다. 내가 읽은 책의 대부분은 문학인데 그 문학은 곧 소설이다. (간혹 수필 같은 장르가 끼어있기도 할 것이다.) 이는 내가 시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 때문이다. ‘시는 무슨 말을 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지난여름 한 국문과 교수님이 특강에서 말했다. “한국인의 정서에는 소설보다 시가 어울린다.”
정말 그런가? 하는 호기심에 시를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기회가 되어 이 책 “새벽 세시”를 구입하게 되었다.
잠은 안 오고 감성은 충만한 시간을 상징하는 새벽 세시.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는 작품이 많다. 초반엔 사랑에 대한 시가 많다. 사랑시는 자칫 잘못 쓰면 오글거리기 쉬운데, 공감되는 시구가 많았다.
약점
나는 네가
내 다이어리를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싶다.
내 작은 생각들까지
전부 알고 있어도
조금도 불안하지 않고
오히려 위로가 되는 사람.
…… (p9)
아픈 손가락
……
항상 우리 사이에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기보다는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늘 함께이기를 기도하자.
……
우리 그렇게
서로의 약점이 되자.
서로의 아픈 곳이 되자.
어떤 일이 생겨도
놓치고 싶지 않을 만큼. (p11)
언제나 지금처럼만
……
내게 너라는 사람만은
경험도 추억도 아닌
매 순간 함께하는 현재였으면 좋겠다.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