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링 이펙트
무정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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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링 이펙트(chilling effect).

사전에서는 ‘(엄격한 규칙이나 규제로 인한) 사기 저하, 의욕 상실이라 풀어내고, 책 소개에서는 과도한 외부 압력으로 인해 의견 표출이 억제되는 현상이라 말한다.

 

태산자동차의 회장 차동주와 그의 외동딸이 탄 차에서 급발진 현상이 발생한다. 2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러 가던 길, 태산의 신차 페스티나에서. 시속 180킬로미터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이 카레이싱 대회 우승자 출신 기사인 한태수라는 것이 이들에게 다행한 일이 될 수 있을까.


상황을 전달받은 태산자동차 내부에서는 사실 은폐와 수습에 여념이 없다. 차동주의 아버지, 초대 회장 차강태의 스카우트로 태산자동차에 입성해 오랜 시간 진실보다는 태산을 위하는 거짓에 더 가치를 두고 일해온 커뮤니케이션센터장 박준필은 협박과 회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건을 은폐하고 언론을 입막음하려 애쓴다.

 

하지만 박준필의 노력이 무색하게 익명의 유튜버를 통해 급발진 차량의 상황이 생중계되는데, 그는 어떻게 경찰 교신 내용, 차량 탑승자들 간의 대화 내용 등을 빠짐없이 알고 있는 것일까. 공장 준공식 기자회견 취재를 위해 모였던 기자들에게 메일로 차량 내부 상황이 전달되었다. 일단은 유튜버가 꾸며낸 이야기라고 사실을 부인해야지 여기서 진짜 상황을 들켜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동안 수많은 급발진 의심 사건들을 모두 운전자 과실로 몰아붙이느라 들인 공과 돈이 얼마인데, 회장이 타고 있는 신차에 급발진이라니. 알려지면 끝장이다.

 

기업, 경찰, 언론... 각자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타협하는 와중에 무고한 이들의 대가 없는 희생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어둡고 추악한 면면이 크게 보이는 가운데 양심을 지키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들의 선택이 더 빛이 난다.

 

엄청나게 색다른 스토리는 아니지만(영화 발신제한이 떠올랐는데 발신제한도 스페인 영화가 원작이라네.), 사람 목숨 사라지는 게 왜 이리 쉽나 암울하지만, 빠르게 쉽게 읽힌다. 급발진 자체가 없으면 좋겠지만 실제 급발진일 때 차량 문제라는 판결이 어렵지 않게 나는 날이 올까?

 


출판사(나무옆의자, 픽셀앤플로우)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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