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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
K.L. 슬레이터 지음, 박지선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평점 :
마지막까지 등장인물 모두에 대해 의심을 거둘 수 없다. 기대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다.
남부러울 것 없이 완벽해 보이는 젊은 부부 파커와 루나. 그들이 파티에 간 동안 손자 바니를 맡아 돌보고 있던 파커의 엄마 니콜라는 아들과 며느리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으로 향한다.
긴급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는 파커는 아직 깨어나지 못했고, 루나는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아들, 며느리가 입원해 있는 동안 바니를 한동안 데리고 있어야 할 테니 손자의 짐을 챙겨오겠다는 생각으로 아들 집을 찾은 니콜라. 언제 집을 매물로 내놓은 걸까. 파티에 다녀와서 아버지 모르게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다던 파커, 이 얘기를 하려 했던 걸까? 며느리가 내놓았을 쓰레기봉투는 온통 쓸만한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스카프는 왜 버린 거지? 이 스카프, 왠지 낯이 익은데... 경찰이 찾고 있다며 몇 주째 뉴스에 등장하고 있는,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이다.
파커와 루나 부부, 그리고 각각의 부모. 살해된 젊은 여자. 그리 많지 않은 인물들 속에서 쉴 틈 없이 머리를 굴리게 된다.
서로가 운명의 반쪽이라 믿고 결혼했지만, 상대의 매력이라 느꼈던 부분들이 이제 꼴 보기 싫다. 부족함 없이 가장 좋은 것을 주겠다며 베푸는 부모의 사랑이 자식에게 족쇄가 된다. 다정했던 아들인데, 결혼 이후에는 얼굴도 보기 힘들다. 며느리 탓이겠지, 매주 처가에만 간다. 남편과 아들과의 갈등은 알고 있었지만 아들의 결혼 이후 그들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진 것 같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돈, 위기 시에는 손자 양육권까지 당연히 가져간다는데, 절대 빼앗길 수 없다.
가장 강력한 살인 증거물에서 출발해 살인 사건의 원인과 진범을 찾아가는 가운데 부부간, 부모·자식 간, 고부 간, 장서 간, 사돈 간 갈등, 의심, 관계 균열의 모습과 개개인의 심리가 빽빽하게 그려진다. 읽다 보면 인물 모두 어떤 부분에서는 비정상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막판에는 나름 순리대로 흘러간 듯하다.
끊었다 다시 읽기 어려울 만큼 잘 읽히고 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소설. 영화화된다면 그것도 시간 내어 볼만하겠다.
출판사(반타, 오팬하우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