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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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끗하고 깔끔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일찍 깨달은 편이다. 많은 물건이 주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잘 알고 있고, 필요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다시 사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기가 막힌 정리 팁이나 살림법에 감탄하는 시기는 지나 정리 관련 책에 심드렁해진 요즈음, 정희숙 작가의 신간 제목에 끌렸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해야 할까. '잘 사는 것, 잘 죽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생각해 보며 '사는 동안 가볍게 살아야지' 하던 중 책의 프롤로그 '정리는 죽어서 하는 게 아니라 살아서 하는 겁니다' 에 특히 깊이 공감했음은 물론이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제안하는 실용적인 정리 팁도 물론 유용하지만, 무엇보다 의뢰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정리를 의뢰한 이유와 정리가 끝난 뒤 그들 삶과 마음의 변화. 그들 사연에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그들을 응원하게 되기도 한다.

부모님을 모두 여의고 부모님 흔적 가득한 집에서 떠나 이사할까 하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볕 잘 드는 그 집을 너무 좋아하기에 정리를 의뢰한 이, 집에서 자기를 위한 공간이 어디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화장실이라 답하던 아이 둘 전업주부. 작가의 도움을 받아 정리를 잘 마치고 새 마음으로 새로운 삶을 맞이하게 되었을 그들, 역시 정리의 결과는 깨끗한 공간을 얻게 되는 것 그 이상이다.

여백 추구 본능을 따르면서, 많은 정리 책과 미니멀라이프 책을 읽고 참고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잡아 정리를 잘 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늘 막연한 아쉬움이 있었다. 깨끗한 공간은 갖추었고, 나는 그 공간에서의 성장과 발전을 원하는데 그저 공간 정리에서 멈춰있는 듯하다는 아쉬움. 의뢰자들에게서 작가가 발견한 공통점이 '라이프시프트를 잘 반영하지 못해 집의 시간과 삶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라는데, 나도 내가 겪은 삶의 변화들을 내가 머무는 공간에 미처 적용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정리의 의미를 나도 작가와 같이 정의한다. '나와 내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을 가장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

시간 내어 내 공간과 내 마음을 한번 돌아보아야겠다.


출판사(오팬하우스_큰숲)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ofanhouse.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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