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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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술술 읽히는 가운데 의미를 되새겨 보느라 머리가 복잡했다.

서구에 불교가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던 1950년대 후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선불교, 좌선 열풍을 일으켰다는 승려 스즈키 슌류. 제자들이 간직해 온 생전 그의 글, 강연 녹취를 모아 엮은 책. 가르침의 내용은 쉽지 않지만 친절하고 따뜻한 번역 투에 인자한 스님이 담담하게 풀어내는 강연을 직접 듣는 듯했다.

대단한 기준을 세우고, 끊임없이 고행해야 어떤 경지에 오르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알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모든 순간이 수행이며, 나다운 내가 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다. 그저 고요히, 바르게 앉아 참선하면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고, 비로소 삶을 완성하게 된다. 그저 앉으라는 것은, 정말로 그저 앉으라는 것이었다. 알 듯 말 듯.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나답게 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면, 그의 가르침 언저리에라도 가 닿은 것이려나.

전에 어떤 책에서인가, '설거지할 때는 설거지에만 집중'하라는 이야기에도 아차 싶었는데 결국 같은 조언을 좀 더 정제된 문장으로 다시 만난 듯하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거 끝나면 뭘 하고 뭐도 해야 하고, 그때 그건 어떻게 됐더라, 오늘 비가 온다고 했던가, 뭐 갖고 싶다, 별별 생각을 다 하는 나를 돌아보며 한 방 맞은 것 같았었지. 역시나 '잘' 살려면 과거에도 미래에도 사람에도 집착 없이 그저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하나 보다.


살아가면서 좌선 수행을 바탕으로 행동하면 언제나 만인, 만물과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스즈키 슌류의 가르침을 따라 일단 제목처럼 그저 앉아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 보기를 시작해야겠다. 어렵다.


출판사(쌤앤파커스)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samnpar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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