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한여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1
최이랑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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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전히 청소년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소설 안에 좋은 어른이 되는 방법이 담겨 있지는 않다고 해도 모든 아이는 소중하고 모든 아이는 좋은 어른의 영향으로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 믿는 내 믿음에 십 대의 마음을 담은 풋풋한 이야기들이 어떤 거름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중3 여름 방학 유미와 혜리, 우수는 각자 다른 고민을 안고 각자 다른 모양의 시간을 보낸다. 이번 방학이 얼마나 중요한 줄 아냐며 엄마가 강요하는 학원 스케줄표를 따라야 하는 유미, 양양에서 서핑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를 도우며 바다에서 방학을 지내겠다는 혜리, 경험을 쌓고 싶다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우수.

유미는 당연히 언제나처럼 붙어 다니며 방학을 함께 보낼 줄 알았던 혜리가 양양 이모네에 가겠다고 하자 서운함이 앞서지만, 자주 연락하고 매일 바다 사진을 보내겠다는 혜리의 약속에 마음을 푼다. 하루에 몇 시간이나 빡빡하게 학원 수업을 들으면서도 혜리와의 통화를 낙으로 삼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혜리의 연락이 끊어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혜리가 그곳 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를 잊었구나 생각하던 유미는 학원에서 혜리에 관한 이상한 소문을 듣고, 혜리의 연락이 끊긴 게 심상치 않은 일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 혜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고서야 내가 걱정하고 서운해할 걸 알면서 이렇게 사라져 버릴 수는 없다. 종일 혜리의 연락만을 기다리던 유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혜리를 찾아낸다. 그리고 혜리의 도와 달라는 한 마디에 엄마의 걱정과 꾸중을 뒤로 하고 혜리를 만나러 부산으로 떠난다.

 

오로지 공부, 공부, 엄마의 성적 압박에 짓눌려 사는 유미, 오래전 이혼하고 각자의 삶에 충실한 엄마 아빠 어느 쪽에도 마음 붙이지 못하고 마음이 새카맣게 타 버린 혜리, 집안에 갑자기 닥친 곤란으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삶을 그리게 된 우수.

세상 혼자만 무거운 고민을 지고 있는 줄 알았던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를 도닥여 준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마냥 어리게만 보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믿으며, 서로에게 기대며 성장해 나간다. 이들이 가진 어떤 고민은 결코 별것 아니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일이지만, ‘친구’라는 존재가 어둠을 헤쳐 나가는 데 정말 커다란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닥친 시련에 그들의 고민에 함께 마음이 찡했지만, 어디에나 내 편은 있다는 생각에 그래도 흐뭇하게 책을 덮을 수 있었다. 그들의 여름이 찬란하기를.


출판사(미래인)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mirae_i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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