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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른이 되는 시간 - 소란한 세상에서 평온함을 찾는 가장 고귀한 방법
나태주 지음, 보담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7월
평점 :
보기에 간결하고 가벼워도, 언제나 엄청난 통찰이 담겨 있는 시인의 짧은 시들. 길고 복잡해야만 좋은 글이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깨닫는다. 어렵지 않아 좋았다. 나보다 앞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선한 어른의 먼저 알아챈 아쉬움, 먼저 했던 다짐, 먼저 한 성찰... 내게도 생각거리를 던져 주어 좋았다.
많은 이들이 어떤 책 필사가 인생 변혁의 동기부여가 되었다, 극적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등 대단한 효능을 말하지만 적어도 나는 필사로 갑자기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거나, 자신을 깊이 돌아본다거나 하는 단계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변화 이전에 하루 단 5분이라도 책상 앞에 펜을 들고 앉아서 (어느 때보다) 정성 들여 글자를 적어서 내려가는 그 시간과 그 의식 자체가 산뜻한 환기, 힐링이 된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 찌들었을 때 오롯이 혼자 있는 그 시간이 얼마나 활력이 되는지, 해본 사람만 알 듯.
조금씩 나이를 먹어 가면서 '결국 다정하고 따뜻한 것이 제일'이라는 걸 진심으로 깨달아 간다. 적어도 나 스스로와 내 가까운 이에게는. 상대에게 다정한 말,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담은 시들에 마음이 말랑해진다.
참, 파트 마지막마다 담긴 '시인의 필사'. 평생을 글과 펜을 안고 살아온 어른의 글씨체가 이렇게 때 묻지 않을 수 있구나. 좀 신선했다. 또, 어차피 아까워서 책에 바로 펜을 대지도 못할 거면서, 괜찮은 필사 콘텐츠를 찾으려 필사책을 꾸준히 접해봤는데 줄노트나 백지로만 남겨 둔 많은 책과 비교해 필사 페이지 디자인에 많은 정성을 들인 느낌.
책 소개 글처럼 '세상과 내면의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좀 더 나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어서', 책을 펴고, 시를 따라 적는다.
출판사(북로그컴퍼니)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booklogcompa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