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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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인간은 편안함을 추구하도록 진화해왔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초여름 기온은 30도에 육박하는데 건물 안은 서늘하다. 밖이 영하일 때도 실내에서는 반소매 옷을 입고 생활한다. 차가 있다면 짧은 거리도 두 발로 걸을 일이 잘 없다. 24시간 운영 편의점이 없는 세상은 이제 상상할 수 없다. 스마트폰으로 업무, 친목, 휴식, 공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편안하고 편리한 세상에서는 에너지를 들여 자연환경에 적응해야 할 일도 없고 잠깐의 배고픔도, 잠깐의 결핍도 불편함도 고요도 견딜 필요가 없다.

 

생존을 위해 발전시켜 온 이 모든 편안함은 우리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었나? 저자는 편안함은 신체 건강과 정신적 충만이 아닌 중독, 우울증, 자살, 비만 등 현대인들의 심각한 문제와 연결된다고 짚으며 틈새 없는 편안함이 인류의 건강과 행복, 의미 있는 삶 추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 역설한다. 

 

알코올중독에 빠진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였던 그는 그간 당연하게만 받아들였던 모든 편안함을 버리고 직접 극한의 '불편함에 도전'하는 시간들을 지나 결국 완전히 새로운 삶을 찾는다. 33일간의 알래스카 오지 순록 사냥을 떠나 편리라고는 없는 야생의 땅에서 추위와 배고픔, 더러움, 따분함 등과 싸운다. 사서 한 고생을 통해 그가 몸소 깨달은 사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불편함이 꼭 필요하다는 것.

 

책에는 단순히 도시 환경을 벗어나 극한의 불편함에 부딪혔던 저자 본인의 체험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운동생리학자, 신경과학자, 종교지도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관련 연구 결과를 함께 이야기하기에 잘 살기 위한 '불편함의 필요'는 더 설득력 있게 와닿는다.

 

책을 읽으며 뜨끔했던 것은, 스마트폰 중독과 운동(움직임)의 부재 이야기. 잠깐의 고요와 따분함도 즐기지 못해 의미 없는 서핑을 하고, 오래 앉아 있어 아픈 몸을 운동 대신 병원 치료로 해결하려 하는 것, 바로 나의 모습이었다. 그저 편안하기만 한 상태를 의식적으로 밀어내지 않는다면 몸도 생각도 결국 더 약해지겠지.

자처럼 극한의 불편함에 도전하지는 못하더라도 가끔은 일부러라도 더 불편한 상태를 선택하는 게, 완전한 편안함보다 적절한 스트레스와 도전을 선택하는 게 더 나은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그 선택이 궁극적으로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에스컬레이터 옆의 계단을 이용하고, 조금 먼 거리도 가끔은 걷고, 하루에 10분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고 그렇게 불편하고 따분한 시간들을 보내면 많은 것이 달라지겠지.



출판사(수오서재)에서 도서(가제본)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suo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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