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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품 남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오정화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6월
평점 :
오빠 요이치와 여동생 유카리는 요이치 엄마와 유카리 아빠의 재혼으로 만난 의붓남매예요. 길쭉하고 멀끔한 외모는 친남매처럼 비슷하지만 성격은 그리 닮지 않았습니다. 나이는 열한 살이나 어려도 유달리 야무진 유카리와 함께 있으면 안그래도 어벙하고 어설픈 요이치가 더 실없이 보이죠.
남매는 오년 전 사고로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나며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자 식구가 되었습니다. 아직 어린 유카리를 맡아 키우겠다는 친척도 있었지만 요이치는 당연히 오빠인 자신이 동생을 보살피겠다고 했고, 유카리도 오빠와 함께 살기를 택했어요. 그렇게 요이치는 학교도 그만두고 취업하고, 중학생 유카리는 집안일을 싹싹하게 해내며 부모님의 구축 가옥에서 함께 살아갑니다.
소설은 남매가 사계절을 보내며 마주한 이야기들을 그려냅니다. 어디선가 흘러 들어온 고양이는 ‘다네다 씨’라는 그럴 듯한 이름까지 얻고 남매의 가족이 되지요. 어떤 대단한 절차 없이도, 그들의 삶에 스며들어요. 한여름 열사병이 난 옆집 할아버지의 밭을 남매와 친구들이 함께 돌보며 ‘곧 아빠가 될 손자에게 좋은 농산물을 전하고 싶은’ 할아버지의 마음에 또 한번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새깁니다. 어릴 적 유카리를 두고 떠났던 친엄마는 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전하며 과거의 잘못을 만회하고 싶어하지만, 유카리는 결국 오빠 곁에 남기를 택해요.
스스로 ‘모조품 남매’라고 느끼던 그들은 세상의 기준대로 혈연으로 이루어져야만 가족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들도 모조품이 아니라 진정한 남매, 분명한 가족이라는 것을 알아 가요. 의붓남매가 서로를 의지해 살겠다는 게 쉽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았을 결정이었지만, 그들이 함께 살기로 했던 데에는 사실 어떤 특별하고 거창한 이유가 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시간을 담은 소설, 《모조품 남매》입니다.
매우 잔잔한 일본 가족영화를 한 편 본 느낌입니다.
일상에 치여 많이 놓치고 있었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늘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남에게는 좀 덜 착한 사람이더라도) 내 가족을 따뜻한 눈으로 보고 그들에게 다정하게 말하고 더 잘해야겠습니다.
출판사(문예춘추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moonchu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