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 이진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끼(rabbit)와 산토끼(hare)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난 몰랐다. 모르는 것 투성이인 채로 오늘을 살지만, ‘클로이 달튼’ 덕에 이제는 안다. 산토끼가 무엇인지, 생명이 어떤 건지도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계와 공생, 희망에 대해서도. <산토끼 키우기>는 잔잔한 마음에 미풍이 부는 책이다. 순간의 서사를 풀어내는 작가의 표현력이 뛰어나고 문장이 반짝여서, 읽는 내내 하얀 구름을 타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마음 다정했던 순간들을 공유한다.

어린 산토끼를 통해 나는 특정 장소에 애착을 갖는 기쁨을 알았다. 늘 떠날 궁리를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만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믿었던 나는 한 장소를 깊이 탐험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배웠다.

나는 어린 산토끼의 품위에, 산토끼가 퍼뜨리는 평온과 고요에, 그 소박한 삶에 감동했다. 평화로운 산토끼의 삶이라는 것은 햇볕을 쬐고, 뒹굴고, 쉬고, 졸거나 꿈꾸는 삶이며, 매 순간 충실한 삶이다.

우리는 산토끼처럼 자연의 계절과 연결되어 있고, 비록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존재임을 이제는 안다.

이런 책이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어 삶에 스미는 건 참 축복 같다. 손 닿는 곳에 꽤 많은 축복이 이미 와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저 지쳐 숨어 있었을 뿐이다. 부디 찬찬히 숨 쉬며, 숨은 눈과 마음을 열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렬하다. 읽는 내내 ‘멈춤’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몰입과 흡입력이 대단해 책을 읽는 시간 동안의 감각이 오롯이 나에게로 수렴된다. 긴 설명을 덧붙이고 싶지 않은, 그 자체로 ‘나의 책’이 되는 경험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 속 오아시스에 접속한 듯한 생동감과 칼릴 지브란 <예언자>의 깊은 울림이 동시에 느껴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저력은 여전하다. 수식어는 사족일 뿐이다. 그저 읽어보기를, 당신만의 책을 누려보기를 권한다.

(열린책들 신간 이벤트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덜 갖는 삶에 대하여 -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노북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작년에 대형서점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늘 눈에 띄었던 책이 있다. ‘초역 부처의 말’. 저자의 이름은 몰라도 서점에 한두 번이라도 들렀던 이라면 작은 판본의 그 책이 생각날 것이다. 바로 그 책을 쓴 고이케 류노스케의 도서인 <덜 갖는 삶에 대하여>가 얼마 전 유노북스에서 출간되었고, 서평단이란 즐거운 타이틀로 만나 볼 수 있었다. 15년 전에 일본에서 출판된 책이 지금의 시점에도 뭐 하나 거스름 없이 다가오는 것을 보니, 그때도 놓치고 살고 있는 걸 우리는 지금도 놓치고 살고 있지 싶다. 어쩌면 더 많이 잃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제목처럼 그저 담담하게 ‘덜 갖는 삶’을 이야기해 준다. 15년 전 스님으로 살 때의 서술이라 더 미니멀한 삶으로 보이지만, 그 골조는 지금의 저자의 삶이나 다름이 없어 보였다.오히려 이런 생각, 돈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일궈낸 시간들의 층위를 통해 자유롭고 평안해진 걸 보니 더 귀감이 된달까?
두껍지 않고 쉬운 언어와 담백한 마음으로 쓰인 책이라, 올해 첫 책을 찾고 있다면 서점으로 향할 것을 권해 본다. 무거운 한숨 내쉬어 버리고, 차향 같은, 선향같은 향에 조금 마음 쉬며 한 해를 향해 걸어갈 수 있을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완벽하지 않은 것이 살아남는다 - 대전환의 시대를 건너는 진화론적 생존 법칙
대니얼 R. 브룩스.살바토레 J. 에이고스타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픽션을 접할 때 능률상 단기간에 휘리릭 속도를 내서 보는 책도 있고, 느릿느릿 진도를 나가는 책도 있다. 두 명의 현장생물학자가 쓴 <완벽하지 않은 것이 살아남는다>는 그 사이 어디쯤일까? 속도감을 내면서도 일부러 천천히 촘촘하게 읽었다. 서문부터 이렇게 필사하면서 메모하게 하는 과학책은 별로 없는데 주옥같은 말들이 쏟아져서 꼼꼼히 볼 수 밖에 없었달까?

제법 두툼한 분량이지만 내용은 심플하게 직진한다. 자연의 작동방식으로 인류가 생성되 온 역사를 설명하고, 지금의 혼란을 자초한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 또한 찾아가는 지적 여정을 펼쳐낸다.

이렇게 내용이 광활하고 깊을지 몰랐는데, 인류 역사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 지적탐색의 기본은 필드 바이올로지스트, 현장생물학자 답게 다윈의 원리에 입각해 인류가 자연에 일부임을 알고, 자연의 작동방식에서 얻는 지혜의 여정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금의 방향성을 제시해 준 점이다. 다윈이론에서 건내준 진화의 통찰을 통해 변화에 대비하며 생존을 위해 나아가자는 목소리를 들려준 점일듯하다.

⏳자연에 인간의 의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의 작동방식’에 대해 어떻게 속해야 할지를 논해야한다.

이 문장이 참 좋았는데, <윌든>을 읽었던 독자이건 <특이점이 온다>를 읽고 공감했던 자라면, 누구든지 한번 읽어보길 귄하고 싶다. 우리가 함께 살아내는 지구이고 우리 모두 생물권이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
주루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니들북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은 언제나 나를 매혹시키는 주제다. 지금 삶을 가감해가며 다듬고 살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좋은 죽음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런 나에게 중국 런민대학교 철학과 교수였던 주루이 교수의 <철학자의 마지막 수업>은 새해 놓치고 싶지 않은 신간이었다.

이 책은 직장암 선고를 받은 중년의 철학자가 죽음을 앞두고 세상에 남기고 간 이야기다. 자신의 생의 끝을 향하며 주루이 교수는 죽음에 대한 우리의 불필요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이 책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죽어가다(dying)와 죽음(death)을 구별할 것을 일깨우며, 죽음을 향해가는 과정을 외면한 채 죽음 자체에만 지나치게 매몰되어 있는 편견을 버릴 것을 권했다. 죽음은 생명의 일부이자 거듭남임을 알고, 지금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이들이 생을 더 잘 살기를 바랐다.

생의 끝에서 시작된 이야기 속에서 자유, 고독, 몸, 시간, 생명, 삶, 순환, 그리고 사랑에 관한 말을 전한다.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되곤 한다. 한없이 다정한 이가 죽음으로 가는 여정에서 나눈 지혜의 목소리 속에서, 죽음에 대해 숙고해 보길 바라본다. 지금의 삶을 위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