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처럼 출산율이 떨어지고 젊은 세대가 나아갈 방향조차 잃은 상황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지금의 현실이 더욱 이해하기 어렵고 힘겹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입장에서 세상이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지 성찰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할 책임 앞에 서 있다.
아이들이 왜 의욕을 잃고 무기력해지는지 정신과 의사이자 학교를 돌보는 한 어른 이자 교육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글이 바로 이 책이다.
무엇이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걸까?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흔해지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보다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태도가 만연해졌다. 그 결과 사람 간의 정은 사라지고, 분노와 혐오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기력은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비롯된다. 기성세대가 희망을 꿈꾸며 살았다면, 지금의 아이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느끼기 쉽다. 특히 교육 환경은 성적과 성취만을 중시하며, 잘하는 아이들만 주목받는 구조 속에 있다. 뒤처지는 아이들은 쉽게 소외되고, 자신이 설자리가 없다고 느끼며 절망에 빠지게 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활기를 잃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 책은 아이들을 이런 무기력과 무력감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어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역설 속에서 긍정을 찾고, 환대와 존중을 실천하며,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 이처럼 단순하지만 실천되지 않았던 것들을 되살려야 한다. 사실 이는 우리가 어른으로 살아가며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이들에게 그러지 못했던 것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나아가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그릴 수 있는 힘, 곧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사회가 주는 상처와 어둠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점차 무기력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들이 변해야 한다. 아이들의 희망은 결국 어른의 책임에서 비롯된다. 무기력한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이 잘 살고 있는지 성찰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은 세상에 홀로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식물이나 동물을 정성 들여 돌봐야 열매를 맺듯, 아이들에게도 사랑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희망을 품고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고, 우리 사회 역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교육이나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경고이자 제안으로 읽힌다.
동시에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에게 던지는 따끔한 충고이자 동시에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목소리다. 아이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희망을 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들이 변해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잊기 쉬운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