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피싱
조진연 지음 / 북오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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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보이스 피싱으로 많은 돈을 잃은 사람들을 뉴스에서도,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도 들은 적이 있다. 요즘은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미끼로 사람들을 속여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 미끼에 걸린 사람들조차 자신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범행에 동참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가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를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블랙 피싱>은 읽는 이들에게 묘한 통쾌함을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이선경은 보이스 피싱 조직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다가 점점 상위직으로 올라가 범행 플랜을 짜는 핵심 인물이 된다. 그녀의 대범함과 냉철함은 결국 더 큰 범죄 계획으로 이어진다. (주)정수식품이라는 이름을 내건 보이스 피싱 조직에서 활동하던 그녀는 명단에 오른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죄를 이어가지만, 자신의 능력에 비해 턱없이 적은 정산금을 받자 조직을 떠난다. 이후 ‘하나 리서치’라는 회사를 차려 새로운 사기 조직을 만들고, 결국 과거의 정수식품 조직원들까지 노리게 된다.

책 소개부터 줄거리가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어 전체적인 전개는 예상 가능한 편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깔끔하게 이어져 쉽게 읽혔다. 다만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통쾌함이 완전한 권선징악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약간의 딜레마를 남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가볍게 읽기 좋은 킬링타임용 범죄 소설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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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만 다니다 인생 종쳤다 - 떠났을 뿐인데 수입 30배를 달성한 비결
나가쿠라 겐타 지음, 김진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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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제목만 보면 마치 회사만 다니다 인생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과연 회사라는 울타리 밖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경제적인 활동 외에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자기계발서로, 저자가 회사 생활을 하다 출판 사업을 시작하면서 수많은 책을 읽고 그중 실행해보고 효과가 좋았던 알짜배기 내용만 모아 정리한 책이다.


단지 회사를 떠났을 뿐인데 인생에서 ‘성공’이라는 결과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그 비결을 이동, 환경의 변화, 그리고 행동의 전환에서 찾는다. 한 곳에 머무르며 익숙함 속에 안주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반면, 이동을 통해 환경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고, 결국 삶의 방향까지 변화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과거와 같은 반복을 멈추고 이동하며 자신의 생각의 반경을 넓히는 것,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 좋은 영향을 받아들이는 것  이 책은 바로 그런 실천이 인생을 즐겁게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눈앞의 세상이 달라지는 경험은 결국 움직이는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단지 한곳에 머물며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물리적인 이동이 어렵다면, 책을 읽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도하는 등 ‘정신적 이동'을 통해서도 변화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 책은 “움직여야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결국 ‘움직임’은 인생의 정체를 깨뜨리고 더 나은 삶으로 가는 첫걸음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멈춰 있던 생각의 자리를 조금은 옮겨야겠다는 자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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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월든 - 정여울이 직접 걷고, 느끼고, 만난 소로의 지혜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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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만의 월든을 느껴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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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월든 - 정여울이 직접 걷고, 느끼고, 만난 소로의 지혜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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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이미 읽어본 터라, 정여울 작가의 <다시 만난 월든>을 펼쳤을 때 처음에는 익숙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는 달랐다. 이 책은 단순히 월든을 다시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소로의 정신과 철학을 정여울 작가만의 언어로 새롭게 되살려낸 작품이었다.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마치 소로의 정원을 천천히 거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소로의 월든을 읽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글을 통해 천천히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정여울 작가의 책은 소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그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사람이었고, 물질적 욕망보다 마음의 넉넉함을 중시하며 소박한 삶을 살았다. 특히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일과 신념을 놓지 않았던 소로의 태도는 그를 더욱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정여울 작가는 그런 소로의 인간적인 면모를 세심하게 보여주며, 독자가 소로의 삶을 가까이 느끼게 한다.

정여울 작가의 <다시 만난 월든>은 소로의 사상과 삶의 방식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책이다. 소로가 느꼈을 법한 자연의 고요함, 사색의 깊이, 그리고 삶의 여정이 작가의 문체 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때로는 소로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간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정여울 작가만의 감성과 통찰이 담겨 있다. 마치 작가가 소로의 삶 속으로 직접 들어가 그와 함께 숲속을 거닐고, 호수 위의 고요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월든을 다시 펼쳤을 때 또 다른 감정으로 다가올 것 같다.

책 속에는 소로의 월든을 담은 사진들이 함께 실려 있다. 글과 함께 사진을 바라보면 월든의 고요함과 단정한 아름다움이 더욱 깊게 전해진다. 화려함을 덜어낸 자연의 모습은 ‘욕심을 버리고 비움을 통해 채워지는 삶’을 상징하는 듯했다. 글과 사진이 조화를 이루며 전하는 감정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처음 월든을 읽었을 때는 그저 자연의 묘사가 아름답다고만 느꼈다. 그러나 <다시 만난 월든>을 읽고 나니 그 안에 담긴 철학적 의미와 삶의 깊이를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자연을 찬미하는 책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단련하고 세상과의 관계를 다시 정의하는 이야기였다. 소로는 외로움 속에서 자신을 단단히 세우는 법을 배웠고, 정여울 작가는 그 정신을 오늘날의 언어로 다시 전하고 있다.

월든은 우리에게 외부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의 기준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강한 힘이며, 단순하지만 깊은 깨달음이다. <다시 만난 월든>은 바로 그 정신을 현대의 감성으로 옮겨온 책이다. 소로의 삶을 소개하면서도 자신만의 사유와 감정을 놓치지 않는 정여울 작가의 글은, 독자로 하여금 월든을 다시 읽고 싶게 만든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라, ‘나만의 월든’을 찾아가게 만드는 여정의 기록이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조용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정여울 작가의 <다시 만난 월든>은 소로의 철학을 현대인의 삶 속으로 가져온 따뜻한 안내서이자,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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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과 금붕어
나가이 미미 지음, 이정민 옮김 / 활자공업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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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치매를 앓고 있는 한 할머니, 가케이의 이야기다. 그녀는 한때 한 집안의 부녀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였고, 또 지금은 할머니이지만 그 이전에는 그저 한 소녀이기도 했다.

가케이 할머니는 치매로 인해 상황에 맞는 기억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들임에도 며느리에게 “우리 아들 잘 있냐”고 묻는 장면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동시에, 아픈 기억도,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모두 멀리 보내버린 것이 어쩌면 할머니에게는 더 평온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의식의 흐름대로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처음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지만, 병원에서 치매약을 타러 갔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내는 모습을 보며 점차 그녀의 말에 빠져들게 된다. 마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사과는 맛있어” 식으로 연결되는 무질서한 말들이었지만, 그 속에는 할머니의 삶 전체가 담겨 있었다.

가케이 할머니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계모 사이에서 자라며 개 젖을 먹던 기억이 있고, 오빠가 시키는 대로 하며 성장했다. 오빠에 대한 오해로 상처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 그 오해를 풀게 되면서 할머니는 마치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 혼자인 듯하면서도 혼자가 아닌, 그 묘한 외로움 속에서 그녀의 인생이 담담히 흘러간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마음이 아프다가도, 한편으로는 잔잔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한 사람의 인생이 다사다난하더라도 결국엔 모든 것을 정리하고 떠나는 흐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단지 ‘불쌍하다’, ‘가엾다’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 또한 ‘잘 살아낸 인생’임을 조용히 증명해 보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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