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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피싱
조진연 지음 / 북오션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보이스 피싱으로 많은 돈을 잃은 사람들을 뉴스에서도,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도 들은 적이 있다. 요즘은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미끼로 사람들을 속여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 미끼에 걸린 사람들조차 자신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범행에 동참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가해자가 또 다른 가해자를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 <블랙 피싱>은 읽는 이들에게 묘한 통쾌함을 안겨주는 작품이었다.
주인공 이선경은 보이스 피싱 조직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다가 점점 상위직으로 올라가 범행 플랜을 짜는 핵심 인물이 된다. 그녀의 대범함과 냉철함은 결국 더 큰 범죄 계획으로 이어진다. (주)정수식품이라는 이름을 내건 보이스 피싱 조직에서 활동하던 그녀는 명단에 오른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죄를 이어가지만, 자신의 능력에 비해 턱없이 적은 정산금을 받자 조직을 떠난다. 이후 ‘하나 리서치’라는 회사를 차려 새로운 사기 조직을 만들고, 결국 과거의 정수식품 조직원들까지 노리게 된다.
책 소개부터 줄거리가 어느 정도 예고되어 있어 전체적인 전개는 예상 가능한 편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깔끔하게 이어져 쉽게 읽혔다. 다만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통쾌함이 완전한 권선징악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약간의 딜레마를 남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가볍게 읽기 좋은 킬링타임용 범죄 소설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