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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 지친 영혼을 위한 동심 처방 ㅣ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7월
평점 :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의 작가 이서희는 동화와 예술 작품을 통해 어른들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인문 에세이를 쓰는 작가다. 작가의 다른 책인 《방구석 뮤지컬》, 《방구석 오페라》, 《방구석 판소리》를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예술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는 만큼 작품에 대한 해설이 인상 깊었다. 뮤지컬을 직접 보러 가지 않아도, 오페라를 직접 접하지 않아도, 판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작품을 이해하고 예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던 책들로 기억하고 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작가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동화는 단순히 어린아이들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위로를 건넬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읽었던 익숙한 동화와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들을 함께 소개하며, 그것을 어른의 시선으로 다시 해석해 본다. 어린 시절에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었던 동화가 어른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여러 동화를 모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동화를 통해 어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문학 에세이에 가깝다. 총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과 우정, 순수함이 가진 강인함, 상상력과 모험,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어른이 된 이후에도 깊이 간직해야 할 가치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동화 속 인물과 사건을 따라가면서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었다.
사실 동화나 청소년, 어린이 책이라고 해서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어른들이 복잡하게 생각하며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삶의 본질을 더욱 단순하고 명확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배울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이를 먹고 사회의 기준과 현실에 익숙해질수록, 어릴 때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치들을 잊고 살아가게 되는 어른들에게 동화는 새로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고수머리 리케》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었다. 《고수머리 리케》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아닌 한 사람의 내면과 진정한 가치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쉽게 겉모습과 사회적인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사람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외적인 모습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마음,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결국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원하는 결과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노력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결국 예상하지 못했던 기회를 만나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왔다.
《브레멘 음악대》 역시 어릴 적 노래로까지 불렀던 익숙한 동화였기에 더욱 특별했다. 어린 시절에는 동물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기억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바라보니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로도 읽혔다. 같은 이야기를 읽더라도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는 점 역시 동화를 다시 읽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결국 이 작품은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마음과 진심을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상상력과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하며, 마지막에는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몸만 성장했다고 해서 모두가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어린 시절 당연하게 생각했던 마음들을 하나둘 잃어버리기도 한다. 어릴 적 동화로 읽었던 인형과 동물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삶과 닮아 있는 이야기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언제부터 사회의 기준에 나 자신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지, 살아가면서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잊어버렸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2》는 어린이들이 읽어야 할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라, 어른이 된 지금의 나에게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건네는 책이었다.
어릴 때 읽었던 동화를 다시 펼쳐 보고 싶거나, 복잡한 삶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마음과 가치들을 되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우리가 어른이 된 지금에도 동화가 필요한 이유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른이 되면서 잊어버린 것들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