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
김서형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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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요즘 ‘탄소중립’이라는 슬로건은 사회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탄소는 오랫동안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왔다. 산업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 일상의 편리함 뒤에는 언제나 탄소가 함께했다. 그러나 그 편리함의 이면에서 탄소는 이제 인간의 삶과 지구 환경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문제를 만들어 낸 주체가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그 심각성을 체감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 탄소와 인간이 맺어 온 오랜 관계를 차분히 되짚는다.

이 책은 탄소가 별의 먼지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우주적 이야기에서부터, 지구의 탄생과 생명의 탄생, 그리고 인간의 삶으로 이어지는 긴 흐름을 따라간다. 탄소는 지구를 이루는 핵심 요소였고,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 근원이기도 했다.
동시에 산업화 이후 과도한 탄소 배출은 기후 위기라는 현실을 낳았고, 이제는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탄소의 이야기는 분명 우리에게 이로움을 가져다준 존재에 대한 기록이자, 그 이로움이 어떻게 위기로 변모했는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이 책이 탄소를 단순히 ‘줄여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탄소는 인간과 자연을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긴 시간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온 존재로 연결 짓는다. 이를 통해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그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탄소 문제는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삶의 방식, 소비 습관, 그리고 가치관 전반과 맞닿아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드러낸다.

이 책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연과 인간,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탄소를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지구 환경의 위기와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글이다.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바꾸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삶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

<탄소와 인간 그 오래된 동행>은 무겁고 어려운 경고문이기보다는,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왔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록에 가깝다. 탄소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만들며, 환경 문제를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삶과 직접 연결된 문제로 인식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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