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이란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강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흔히 강한 여성이라 하면 외향적이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난 여성들은 그런 틀에 갇히지 않는다. 외적인 강인함보다는 낯선 환경을 마주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하는 내면의 담대함을 지닌 여성들이다. 자연을 배경으로 텐트를 치고 때론 거칠고 낯선 환경과 마주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 여성들은 모험가이자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를 모험가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와 자유로운 삶을 향한 열망이 있다.
캠핑이라는 활동이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것이 아닌 삶의 방식 그 자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모임을 통해 알게 된다. 처음에는 미혼 여성들이 중심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혼 여성은 물론 육아 중인 여성들까지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모임은 훨씬 더 포용적인 공간이다. 다만 이곳에선 캠핑에 대한 열정이 중요한 자격요건처럼 보이긴 하다.
그동안 여성은 조신하고 지고지순하며 튀지 않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있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남성 없이도 여성들 스스로 캠핑을 계획하고 운영하며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즐긴다. 이 모임은 남성의 손길 없이도 가능하다는 자립성과 주체성을 보여주며, 일종의 금남의 구역을 형성하고 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편견과는 정반대로 이곳의 여성들은 각자의 역할을 성실히 해내며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도우며 진정한 우정을 쌓는다. 이 모험 공동체는 단순한 여행 모임이 아니라, 동료애와 연대, 그리고 자아 발견의 장이기도 하다. 모닥불 앞에서 나누는 진솔한 이야기, 남은 음식을 함께 나누며 생기는 따뜻한 유대감, 그리고 자연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은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치유를 안겨준다.
참여한 여성들 각가의 사연은 다르지만 함께하고자 하는 의지라는 하나의 방향성 아래 모임은 지속되고 성장한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경쟁과 불안을 잠시 멀리한 채, 같은 걸음을 걷는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은 일종의 해방이자 성장이기도 하다.
혼자라면 두렵고 낯설지만, 함께라면 그 모든 것이 즐겁고 기대될 수 있다. 이 책이 보여주는 wbc(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의 모임)는 단순한 캠핑 그룹을 넘어선다. 그것은 삶의 태도이고, 함께 성장해가는 길동무의 공동체이며, 우리 안의 용기를 끄집어내는 공간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도 언젠가는 저들처럼 자연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용기를 내어 진짜 나를 마주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따뜻한 초대장이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