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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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인간의 본성을 역사적 흐름에 따라 조명한 이 책은 검사 내전의 저자 김웅 변호사님이 집필한 또 하나의 깊이 있는 저작"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다. 이번 책 역시 "법"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형사사법제도가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형사사법제도의 기원을 고대의 역사 속에서 탐구하고 이를 오늘날의 법 제도와 비교하며 그 문제점을 짚어내는 데, 단순한 법 해설서가 아닌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통찰이 담긴 지적인 여정이다.
책은 "정의는 약자를 보호하는 데서 시작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는 법이 단지 질서유지를 하는 수단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약자를 위한 보호장치임을 강조하는 출발점이다. 고대 법의 제정 과정과 시행 과정을 설명하며, 법이 인류에게 때론 파괴를 때론 효율성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이중성을 짚는다.
특히 인상 깊었던 대목은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예로 들며, 다수의 의견이 어떻게 한 개인의 생명과 사상을 심판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는 법이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다수의 권력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혔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를 통해 법 제도의 본질을 되 묻는다.
또한 "무식한 것은 죄가 아니나, 무식한 국회의원이 법을 만다는 것은 대역죄이다" 라는 부분이었다. 이는 형사사법제도의 기원과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입법에 참여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로, 법안을 입안하는 과정에서의 책임감과 전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오늘날 입법 과정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느껴지기도 했다.
고대의 법의 기원과 발전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형사사법제도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지금의 형사재판제도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고민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그만큼 현재 권력에 의해 그 제도가 후퇴하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흐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우리가 다시금 법의 본질을 되새겨야 함을 강조한다.
무겁지 않게 서술된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예시를 통해 우리 사회의 법 제도 문제를 성찰하게 한다. 법에 대한 철학적, 인문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를 인지하게 해주는 귀중한 책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저자의 폭넓은 독서와 깊이 있는 자료 조사, 그리고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통찰력이다. 인문학, 철학, 법을 아우르는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