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 레이디가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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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은 서로 다른 배경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두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향해 수렴하는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제1막과 제2 막은 주인공도, 사건의 양상도 다르지만 독자는 두 이야기 속에서 인간관계의 이면과 본질을 깊이 있게 마주하게 된다.


제1 막은 남자 주인공 히토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히토는 선배의 복수를 위해 무리에 접근하지만 계획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쇄 살인과 그를 둘러싼 오해는 독자를 긴장감 넘치는 서사로 이끈다. 특히 살인 사건의 규칙( 모든 피해자가 직전 사건의 최초 발견자였다는 점)은 이야기의 전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제2막에서는  사건 이후 또 다른 연쇄 살인이 벌어진다. 이번에는 마리아가 사건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형사 이쿠코와 함께 진실을 파헤친다. 이들 여성 주인공은 서로 다른 배경에도 불구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며 제1막과는 대조되는 따뜻한 감정을 형성해 간다.


이 작품이 돋보이는 지점은, 겉보기엔 단절된 듯한 두 이야기 속에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공통의 주제를 찾아가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히토는 상처와 복수, 관계의 끊어짐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면, 마리아와 이쿠코는 상처 속에서도 다시 신뢰를 쌓아가는 인물들이다. 제목 속 끊어진 사슬은 잘못된 애정과 관계의 단절을, 빛의 조각은 관계 속 희망과 따뜻함을 은유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인간관계 속에서의 극과 극, 고통과 회복, 단절과 연결을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으로 전달한다.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그로 인한 상처를 다루면서도,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따뜻함이 회복의 열쇠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끊어진 사슬과 빛의 조각은 치밀한 플롯과 섬세한 심리묘사, 상징적인 제목을 통해 독자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단순한 범죄 미스터리나 드라마가 아닌, 인간 내면과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문학적 깊이를 지닌 작품이다. 관계에 지친 이들이라면, 이 소설 속 빛의 조각을 통해 다시 누군가를 믿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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