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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란 - 오정희 짦은 소설집
오정희 지음 / 시공사 / 2022년 8월
평점 :
저자/이력
오정희
1947년 출생
서라벌예대 문예 창작과 졸업
1968년 <완구점 여인>으로 등단
저서 <불의 강><유년의 뜰> 등 다수


활란 오정희 시공사
<< 활란>> 분량 344쪽, 초판 2022년 8월 31일 한국소설
목차/내용
1 나는 누구일까 | 2 건망증 | 3 떠 있는 방 | 4 서정시대 |
부부 아내의 가을 아들이 좋은 것은 나는 누구일까 간접화법의 사랑 복사꽃 그늘 아래서 비 오는 날의 펜팔 상봉기 요즘 아이들 해산 방생 고장 난 브레이크 | 506호 여자 건망증 세월은 가도 어떤 자원봉사 그 가을의 사랑 아내의 외출 병아리 한낮의 산책 꽃핀 날 소음공해 | 사십 세 은점이 꽃다발로 온 손님 아내의 삼십 대 떠 있는 방 맞불 지르기 결혼반지 금연선언 낭패 | 돼지꿈 치통 독립선언 자라 서정시대 휴가 골동품 보약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한밤의 불청객 긴 오후 |
활란 소설을 보게 된 이유는 40대 여자의 삶에 대해 궁금했었다. 아직 그 나이대에는 오지 않았지만 이제 곧 바라볼 나이여서 그럴까. 미혼이지만 기혼여성의 삶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활란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삶이 아닌 나의 엄마 세대쯤인 60-70년대 삶의 여성들을 대변하는 글 같아 보였다. 책을 읽으며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지 싶은 글들이 너무 많아서 같은 여성으로서 속상함이 너무 많이 묻어 나왔다. 하지만 그 시대의 여성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감내하는 것을 선택하여 자식들과 남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선택지가 아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사는 삶이었다.
이것을 보며 우리 엄마의 삶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
항상 자신보다는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모습을 종종 봐왔던 적이 많아서, 지금이라도 엄마가 원하는 삶을 살라고 말해도 엄마는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엄마를 볼 때면 같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녀야지란 생각이 든다.
나는 미혼자라 아직 엄마 아빠 그늘 밑에 있다. 그래서인지 부끄럽지만 성인이어도 내방 청소 등을 엄마가 해준다. 한날은 엄마가 신경질이 났는지 “내가 언제까지 니 뒤치다꺼리 해야 하느냐"라고 짜증을 냈던 적이 있었다. 물론 나는 청소하지 말라고 해도 엄마는 또 청소를 해둔다.
나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종종 어미를 종처럼 부리려 한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지만
그건 빈말이 아니었다
P.31
이 세상 엄마들이 모두 똑같은 맘일까 싶었던 문장이다. 짜증 속에 단순히 그냥 내뱉은 말이 아닌 진심이 섞여있는 한풀이 같은 것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에서는 갱년기 여성을 40대로 이야기했는데 갱년기 요즘은 5-60대쯤이 아닌가 싶다. 갱년기가 되면 떨어지는 나뭇잎에도 서글퍼 눈물이 난다는 엄마의 말을 들을 때면 젊었을 적의 자신감은 나이 듬과 동시에 비감함이 순식간에 드는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갱년기에 이르면 지나온 인생이 덧없고 앞날이 적막해져
곧잘 비감함과 서글픔에 빠진다고도 했다.
P.200
책 읽으며 너무 공감 가는 말이 있었다. 아직 삶을 다 살아본 건 아니지만 인생은 계단 오르기와 같다는 말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다. 올라갈 때의 힘듦이 있었으면 그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다시 올라갈 힘을 붙여 또 올라가길 반복하는 삶이야말로 인간의 삶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여자들에 관한 시선 중 제일 안 좋은 것이 이혼인 것 같다. 남자의 이혼은 아무런 말 안 하면서 여자의 이혼은 입방아를 찧는 이유는 안 좋은 선입견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사회풍토가 남자들 위주로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여자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사회는 남자와 여자의 각각 할 일이 있도록 나누어져 있는 것인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남자들만을 위하는 삶은 같은 여자로서 지금도 너무 안타깝다.
하여튼 용기도 좋아. 이 나이에 이혼을 생각하다니.
여자 나이 마흔이면 지나가던 개도 안 돌아본다는데.
P.270
남자가 집안일에 잔신경 쓰다 보면 큰일을 못 해요
P.303
총 평
여자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뭔가 웃을 일도 슬플 일도 많았던 삶에서 여자들이 겪었던 일들이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좋았던 삶보다 안타깝고 비감함이 드는 부분들이 더 많았지만 여성들의 삶에 대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모습에서 작가님은 이 책을 쓰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출판사로부터(책과 콩나무 서평단)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활란
- 저자
- 오정희
- 출판
- 시공사
- 발매
-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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