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의 특징이 내가 읽었던 모든 책들이 비슷한 구조로 흘러가는 것 같다. 이 소설 미궁 역시 일본의 여느 소설과 비슷한 구조였다. 약간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주인공 신견이 이동욱 주연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 속의 이동욱과 비슷한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내 속에 또 다른 나가 존재하는 그런 현상 말이다.
주인공 신견은 변호사 사무실에 근무한다. 그는 어느 날 바에 가서 중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종이학 사건의 생존자 사나에다. 그런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그녀의 전 동거인의 옷을 입고 출근한 신견을 본 탐정이 미궁에 빠진 사건인 종이학 사건에 대해 말해 준다. 미모의 유리와 그녀의 남편 다케시의 관계는 부부관계이지만 애증이었는지, 다케시는 집에 cctv를 설치하여 유리를 감시한다. 유리가 너무 이뻐서 였을까 의심에 의심을 불러오는 것처럼 유리를 감시하는 그, 그리고 그런 집에 사는 아들과 사나에. 그런데 아들도 이상하다. 자신의 동생을 성욕의 대상으로 삼는 그였기 때문이다. 그런 동생 사나에도 분명 정상이 아닌 듯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에 침입자가 들어왔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까지 죽는데 사나에만 벽장에서 자고 있다가 생존자로 남게 된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죽은 엄마의 주변에 종이학을 두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주인공 신견의 눈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는 입장의 시점에서 쓰인다. 신견 역시 이중인격자처럼 보였다. 나와 내 안의 나는 대화를 나누게 되는 장면이나 꿈속에서 대화하는 장면들을 보면 약간의 문제가 있는 듯해 보이는 사람처럼 보였다. 어찌 보면 그런 그보다 더한 사람이 아마도 사나에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신견과 그녀 사나에가 자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리는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의 글이었다.
마지막 마무리에 이어지는 사나에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반전일지 모르겠지만 그 뒤의 또 다른 반전이 나에게 또 다른 생각을 해보게 하는 흥미로움을 안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