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 아버지, 당신은 사랑이었습니다
최선겸 지음 / 파지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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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란 이름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최선겸 파지트

가족이라는 건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 단어일까?

나에게 가족은 나를 지탱해 주기도, 그리고 내가 원망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중에서도 엄마, 아빠란 존재는 특히나 더 그랬던 것 같다.

나한테 엄마, 아빠 단어는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눈물이 나는 그런 존재다. 최선겸 작가님은 자기의 삶을 책 속에 여과 없이 드러 냈다. 엄마의 단적인 성격, 아빠와 엄마의 외도, 어렸을 적 가정사를 이렇게 여과 없이 드러낸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오늘 이웃님 글을 봤는데, 글 속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 했다. 그런데 그 일을 한다는 건 내가 그만큼 반성하거나 하고자 하는 일을 쓰는 것이라 자기의 변화가 있는 일이라고 했다.

최선겸 작가님도 그랬을까. 자신의 어려웠던 가정사를 드러내며 자기 자신도 반성하고 그리고 아팠던 가정사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 위로도 하며 가족의 변화를 위해서 쓴 글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빠가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저 사랑하고 사랑하고 미안하고 아빠라고 불러줘서 마지막까지 고마워

-아빠가 딸에게 남긴 편지 중-



아빠 어디 계세요?

p.16



이 책을 첫 장 펴자마자 울었다. 눈물이 너무 났다. 우리 아빠는 암이란 병도 없는데, 나중에 우리 아빠도 이런 모습으로 아프고 늙을 거 같아서 너무 슬펐다. 작가님의 아버지는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아파도 자기 몸은 괜찮다며 자식들 걱정인 아버지, 아버지의 맘은 다 이런 것일까. 나 자신보다 자식을 위한 마음이 더 큰 아버지.

우리 아빠 역시 권위적이고 직선적으로 말을 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나와 마찰이 많았다. 그럴 때면 아빠한테 대든다며 더 화내기 일쑤였다. 그럴 때면 나중에 아빠 같은 사람 절대 안 만날 거라며 나 혼자 식식거렸다. 그렇게 며칠간 아빠도 본채 만 채 하며 말도 안 하고 있으면 아빠가 다가와 멋쩍은 얼굴로 미안하다 할 때면 나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아빠와 다시 사이좋게 지내고 했다.

작가님의 아버지 역시 경상도 분이신데다, 말과 행동이 다르신 분 같았다. 전형적인 경상도 아버지.

좋은 거 티 못 내시고 자식 위해 희생하시는 그런 아버지 느낌이었다. 이런 아버지 아래 자신이 잘해 준 건 없지만 어엿이 잘 자란 쌍둥이와 여동생 이렇게 딸 셋을 두고 떠나신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작가님은 이란성 쌍둥이고 그 밑에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성격이 다 제각각인 것 같다. 작가님은 장녀라 그런지 좀 더 가족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고, 쌍둥이 동생은 엄마 닮아 자기 자신만 생각했으며, 막내 여동생은 막내 느낌이 강한 그런 각각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자매였다. 쌍둥이라도 생각하는 방식과 얼굴이 모두 다른 쌍둥이여서 그럴까

아버지가 아프신데도 아버지에 대한 애착은 남달랐다.

아빠 얘기해. 너무 힘들어서 말이 잘 안 나와? 우리 아빠. 많이 아파서 어떡해.

왜 미련을 못 버리고 이 아픈 몸을 붙들고 있어, 응?

이제 아픈 몸은 버려두고 편히 쉬어, 응?

p.48

이 말을 들음과 동시에 아버지의 가냘픈 숨소리는 희미해져 갔고 아버지는 숨을 거두셨다.

삶의 폭풍 속으로

p.103

작가님의 가정사는 솔직히 나 같으면 숨겼을 것 같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외도, 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차별적 대우, 그리고 폭력적인 언어표현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데려온 아줌마와 아저씨들..

어린 마음에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저렇게 보고 자란 아이들은 마음이 불안정한 아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책 속에서 작가님이 표현하신 고모에 대한 마음, 친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보고 왜 이렇게 매정하게 할까 생각했었는데, 이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렸을 때 배우지 못한 마음의 표현을 이렇게 하시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불을 끄고 각자 이부자리를 찾아 눈을 감았을 땐 내 눈가엔 소리 없는 눈물만 흘렸다.

그 눈물은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아무렇지 않은 듯 애쓰는 아버지에 대한 안쓰러움,

그리고 그동안 가슴 졸이며 버텼던 삶들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고 어머니께 결국 버려졌다는 처절한 슬픔이기도 했다.

p.144

홀로서기는 자기 몫

p.145

작가님 세 자매는 어머니한테서 같이 살았다가 아버지한테서 같이 살았다가 이렇게 불안정한 삶을 살았다.

어머니와 같이 살아도 어머니와 같이 살았던 아저씨들의 존재들도, 그리고 아버지와 같이 살아도 아주머니들의 존재는 세 자매들로 하여금 혼란을 주는 삶이었을 것 같다. 그래서 어긋나 공부도 제대로 안 했고, 가출도 밥 먹듯이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식당에서 일하면 밥도 먹여주고 잠도 재워준단다. 돈도 벌고 좋잖아! 같이 안 갈래?

p.177

어릴 때 마주한 이 상황들이 그녀들에게 쉽게 설명되지 않았을 것 같다. 지금 40대 넘어서야 그 마음을 어찌 보면 이해할 수 있을 리 만무하지만 말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다들 직업을 찾아 나왔으면 그래도 많이 어긋나지 않고 잘 살아온 것 같다. 그리고 결혼도 다들 잘 해서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며 처음에 폭풍 눈물 그리고 어느 정도 감정을 다시 잡고 그다음에 눈물 이런 순서로 책을 다 읽었다.

워낙 감정적인 편이라 눈물이 더 났던 것 일 수도 있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강할까 하면서도 자매들의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너무... 막대하듯 노골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는 아빠를 이렇게 생각하는데 자매들은 아빠를 이 정도 밖에 생각 안 해 이런 느낌이 확 들었다. 물론 정말 나머지 자매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각자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정도의 깊이가 다를 뿐 다 똑같은 아버지인데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 아버지를 보내드리는 순간에 친어머니와 고모에게 대한 태도 역시 마지막 순간에 저렇게 하고 싶을까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내가 그 집 사정을 다 모르니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조금 어른으로서 안타까운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감정 표현은 너무너무너무 잘되어 있었다. 그래서 감정적인 내가 읽기에는 그 없이 슬픈 에세이가 아니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대입 또한 잘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엄마 아빠에게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총 평

아버지란 주제로 아버지에 대해 모든 표현을 다 담아 있다.

그리고 숨기고 싶은 가정사도 소개되어 있어 작가님의 가족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는 집필 에센이 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요즈음은 이혼가정이 정말 많다 세 집 건너 한집이라 할 정도로 이혼가정이 수두룩하다.

이혼은 흠이 아니다. 다만 아이들에게 그 불안정한 마음을 심어주게 되는 게 제일 슬픈 일 같다.

우리 이혼 했어요에서 일라이와 지연수 사이의 아들을 보며 아빠와 같이 살아달라고 무릎을 꿇으며 아빠에게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맘이 아파 울었다. 작가님의 세 자매 역시 이혼이란 걸 알게 되고 엄마 아빠에게 버려졌다는 사실을 인식했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가족에 대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었으며 한편으로 따스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리뷰어스 서평단)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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