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산후 우울증인 것 같아요 양정은 설렘
아직 미혼이라 산후우울증이 어떤 기분으로 다가오는지 잘 모른다. 주변에 출산한 친구와 동생이 있어도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았기에 더더욱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런 고통이 어떤 고통인지 잘 모르지만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엄마가 되고자 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나도 미혼인 이유가 결혼을 하면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되고 나 말고도 다른 사람도 챙겨야 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충분히 나 하나 건사하기도 어려운데 내가 다른 사람까지 케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양정은작가님도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담사일을 하다 내 아이가 생기게 되었는데, 임신 때 충분히 아이의 출산에 관하여 그리고 감정에 관하여 책을 봤음에도 실전과 이론은 다르다 하지 않았는가. 그 말대로 실제와 이론은 달랐다. 그래서 상담사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아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정신과 상담도 받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24개월 어린이집 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이를 출산하면 남편이 잘 도와주면 상관없지만 그렇게 잘 도와주는 남편이 얼마나 있을까. 작가님 남편 역시 아침 7시 반부터 10시까지 일을 하니 도와줄 시간이 어디 있었을까 싶다. 이렇게 되니 나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 테고 남편과의 갈등 역시 최고조로 올랐다.
어느 부부처럼 나만 제일 고생하는 기분이 들었고 왜 나만 이렇게 고생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하며 싸움은 최고조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럴 때 남편을 더 원망하게 되었고, 혼자 남겨진 기분이 들어 우울함이 더 밀려왔던 것이다.
이럴 때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남편의 입장도 생각해 보고 나의 입장도 이야기하며 자기 자신을 위안했다.
우울한 감정은 누구한테 말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그런 생각을 안 하도록 바꿔야 하는데 내 마음속에 지배하고 있는 그 감정들은 하루 사이에 바꿀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거구나 하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