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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카멜레온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21
이은선 글.그림 / 책고래 / 2018년 1월
평점 :
[까만 카멜레온]은 ‘까만’ 몸을 가진 카멜레온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알기로 보통 카멜레온은 환경에 따라 몸 색깔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동물이지만 [까만 카멜레온]의 주인공 카멜레온은 몸 색깔이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까맣습니다. 주인공 카멜레온은 다른 카멜레온들과는 달리 나뭇가지 위에서도 숲 속에서도, 또 꽃밭에서도 몸 색깔이 전혀 주변 색처럼 변하지 않고 늘 까맣죠. 이에 친구들은 까만 카멜레온을 두고 ‘왜 변하지 않을까?’ 이상하게 여깁니다. ‘어른이 되면 달라질까?’, ‘조금 더 기다리면 예뻐질 거야’ 저마다 추측을 하지요.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친구들에게 까만 카멜레온은 그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입니다. 까만 카멜레온은 친구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실망하거나 부끄러워하지 하지 않고, 자신의 그런 모습과 자신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고 좋아합니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인정하고 또 아낄 줄 아는 주인공 카멜레온의 모습도 그렇지만, 자기와 다르다고 무작정 배척하거나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친구 카멜레온의 모습도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이나 인식이 나아진 것은 틀림없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서 외모, 능력 등 외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남과 다른 모습으로, 남다른 사람으로 살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못난 외모, 모자란 능력, 부족한 재력 등을 가지고도 주인공 카멜레온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인공 카멜레온이 아직은 그 어떤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에 시달리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짧은 동화 한 편을 읽고도 이렇게 현실적이고 부정적으로 생각이 뻗어 나가는 게 서글프기도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독자들이 자신의 변하지 않는 검은 몸을 가지고도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지내는 주인공 카멜레온의 이야기를 읽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 부족하거나 다른 점에 대해 낙담하거나 원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 모습마저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