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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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어디선가 들어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칼릴 지브란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의 이름과 그가 유명한 작가라는 것 정도 외에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마음의 위안을 아주 크게 받았습니다. 초고를 들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고쳐 썼고, 출간 직전에도 여러 번 수정한 다음에야 원고를 넘겼던 그의 노력과 정성만큼, 역자(譯者)인 류시화 시인의 말처럼 칼릴 지브란의 대표작이자 불멸의 고전이 된 작품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저는 이제야 알게 되었지만, 역시 유명한 작품이라 그런지 수년전부터 거의 매년 새로이 출판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지내던 그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靈感)을 주고, 그들을 거대한 감동 속으로 이끌었을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더 늦기 전에 알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안도감(安堵感)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예언자(The Prophet]은 바닷가에 위치한 옛 성곽도시 ‘오르팰리스’를 무대로 합니다. 유배를 당해 오르팰리스의 성의 사원에서 지냈던 ‘선택받은 자이며 사랑받은 자’인 예언자 ‘알무스타파’가 12년 동안의 유배 끝에 자신을 본향(本鄕)으로 데리고 갈 배를 타려는 장면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성의 주민들은 그가 떠나는 것을 슬퍼하며, 마지막으로 그에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智慧)를 구합니다. 알무스타파가 그런 그들의 물음에 답하며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 이 책의 주 내용입니다. 사랑, 결혼, 아이들, 주는 것, 먹고 마시는 것, 일, 기쁨과 슬픔, 집, 옷, 사고파는 것, 죄와 벌, 법, 자유, 이성과 감정, 고통, 스스로를 아는 것, 가르침, 우정, 대화, 시간, 선과 악, 기도, 쾌락, 아름다움, 종교, 죽음 등 총 스물여섯 가지에 이르는,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근원적인 것들에 대한, 오르팰리스 성 주민들의 질문에 알무스타파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문답에 크게 감동을 받았지만, 특히 ‘사랑에 대하여’, ‘결혼에 대하여’, ‘이성과 감정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별’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오래오래 가슴에 새겨 제 사고(思考)를 좀 더 넓히고, 앞으로의 시간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기를 바라봅니다. 전에 봤던 [기탄잘리(라빈드라나트 타고르 作)]처럼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에 대한 내용과 영어 원문이 함께 수록되어있는 것이, 이번에도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만의 시선으로 그의 글을 만나보기 위해 원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야겠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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