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탐정 - 법의인류학자 다이앤 프랜스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7
로렌 진 호핑 지음, 한국여성과총 교육홍보출판위원회 옮김 / 해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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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데는 평소 즐겨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 장르의 영향이 상당히 컸습니다. 범죄 스릴러 영화를 가장 좋아하고, SBS의 시사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거의 매주 챙겨봅니다. 전술(前述)한 영화나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머리카락이나 손톱, 유골 등 아무리 자그마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결정적인 증거가 되어, 정체되어 있던 수사가 활기를 띄거나 오랫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미제사건의 범인이 수년 만에 검거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어떠한 범죄라도 그 사건이 일어났던 현장 주변에 존재하는 증거들이 다 중요하지만, 살인 사건의 경우에 살인이 일어난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 시체를 유기하게 되면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이 시체 밖에 남지 않게 되는 경우도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법의학이 많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의 경우 사건이 미제(未濟)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컸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큰 진척을 보인 법의학 덕분에 피해자에 대해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사건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시체의 발견이 늦어지면서 사건 발생 후 오랜 시간이 지나 버린 탓에 사체의 살이 모두 썩어 사라지고 유골만 남게 됩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체의 신원을 밝히거나 죽은 시기, 원인 등을 규명해 내는 법의학의 모습과 그 힘은 정말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처럼 과학의 경이로움을 새삼 안겨주는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법의학자의 이야기에 저는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책은,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라는 시리즈 중 하나였습니다. 이 시리즈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오늘날 각종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탁월한 업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은 총 열 권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으로 '다이앤 프랜스(Diane France)'라는 법의인류학자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른 수많은 전기물(傳記物)들과는 달리 이 시리즈는 현역에서 활동 중인 과학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단순히 업적을 나열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어떻게 이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그 동안 그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책의 주인공 본인이 직접 자신의 개인적인 사진들을 포함하여 여러 자료들을 제공해 준 덕분에 이러한 구성이 더욱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또,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가족, 친구, 동료 등)을 인터뷰하여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도 엿볼 수 있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만큼 주인공이 많은 관련 자료들을 제공해주어 읽는 동안, 마치 과제를 위해 자료를 찾는 것처럼,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만큼 그들만의 세계에 깊은 곳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즐겁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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