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 자서전 - 직딩들이여, 개미굴에서 안녕하신가?
구달 지음, 임진아 그림 / 토네이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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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좀 더 자세히는 회사원들을 우리는 예전부터 '월급쟁이'라 흔히들 불러왔습니다. 그 후 '일개미'라는 곤충까지 그 호칭의 영역이 확장되었습니다. 이 [일개미 자서전]은 80년대생 소띠인 저자가 지난 7년 여간 일개미로서 살아가며 겪었던 이야기들을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전국의 수많은 동료 일개미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늘 궁금하던 차에 자신의 그것부터 풀어놓으면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월급쟁이 직장인들이 읽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로 가득합니다.

다른 동료 일개미 여러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많은 이야기들에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렇게, 저런 경우는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일개미들의 일상은 그 개체수만큼 다양하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한 명(?)의 일개미로 거듭나기 위해 무수히 지원서를 제출하는 과정부터, 면접을 거쳐, 입사한 후 막내생활까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차별에 가까운 대우를 받는 경우들도 가끔 발생하고는 합니다. 비단 이 저자나 저만의 일은 아니었고,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거가 그랬고 현재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이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거나, 그로 인한 애꿎은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요즘 흔히 쓰는 표현으로써 '웃기면서도 슬프다'는 의미인 '웃프다'는 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담긴 내용들은 우울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솔직한 감정을 가감 없이 하지만 과하지 않게 풀어놓은 저자의 필력 덕분에 그래도 입술에 미소가 걸린 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눈물을 흘리거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거나, 완전히 뒤집어져 버리는 일들. 어쩌다 우리나라의 기업문화, 회사문화는 개인보다는 전체, 즉 직원들보다는 기업을 우선시하게 된 것일까 자문해 보았습니다. 초고속 성장이 있었던 압축 경제성장기를 겪은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경험 때문은 아닐까 대답해 봅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어떻게 하든 성과만 잘 나오면 되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옳다고 여기며 지내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성장만 외치기보다는 다함께 '잘' 사는 공생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 생각합니다. 그 노력이 언젠가 결실을 맺어, 수많은 일개미들이 자신들의 자서전을 행복한 이야기들로 가득 채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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