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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개그 레전드 500 - 하루 3분 뇌가 섹시해지는
김재화 지음 / 미래지식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 인가, 인터넷 기사의 댓글에서 혹은 인터넷 상에서 ‘아재’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장년층 남성을 낮추어 말하고자 하거나 하찮게 보고 비하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되었기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한편, 그와 함께 '아재개그'라는 말도 등장했습니다. 이 말도 아재라는 단어가 붙어서 인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듯 합니다. 바로 우리 사회에서 흔히 아저씨라고 불리는 연령대의 사람들이 구사할 법한 유치하고 세련되지 못한 개그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아재개그라고 알고 있던 것은 동음이의어들을 활용한 언어유희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몇 번 아재개그를 찾아본 적도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과 취향이나 성향, 혹은 취미나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 기쁘듯 저 역시 저와 개그코드가 맞는 사람들을 만나면 대놓고 좋아하지는 못해도 속으로 참 기뻐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 책 [아재개그 레전드 500]을 만났습니다. 앞서 말한 그런 사람을 만난 것처럼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냥 아재개그도 아니고 '레전드', 그것도 무려 500개를 모아놓은 책이라니요.
저자는 언론학 박사이자 개그작가로, 학생 시절부터 이 분야의 글을 쓰기 시작한 '1세대 개그작가' 김재화 씨입니다. 사실 저는 김재화 씨가 작가활동을 했던 <유머 1번지>나 <웃으면 복이 와요>를 제대로 본 적이 없고, 더 시간이 흘러 과거에 유명했던 개그프로그램의 이름 정도로 들어서 어렴풋이 기억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김재화 씨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아재개그를 퀴즈편, 대사편, 응용편, 시리즈편 이렇게 네 분류로 나누어서 각각 한 장씩 총 네 장에 걸쳐서 담고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그동안 퀴즈 형식의 아재개그를 주로 들어왔고 해 본적도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가장 관심이 가고 흥미로웠습니다. 시리즈 편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최불암 시리즈'와 '사오정 시리즈'를 만날 수 있어 반갑고 좋았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 다르고 그것은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만 않는다면)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이 아재개그를 유치하거나 세련되지 못한 유머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당분간은 아재개그의 재미에 푹 빠져서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