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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변신로봇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18
나두나 지음 / 책고래 / 2017년 9월
평점 :
제목만 보고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오해 하셨음을 금방 아시게 될 것입니다. 저자인 나두나 씨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분입니다. 예전에 동화책이라 하면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스스로 읽거나 혹은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이 읽어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나오기 시작했고, 아이와 함께 본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인 스스로도 그 동화책을 읽음으로써 그 속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자인 나두나 씨도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아이들이라는 한정된 대상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자기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그림책이기는 하지만, 다른 그림책에 비해서 글이 특히 더 적은 편 같습니다. 글이라고 해도 그 중 거의 대부분은 의성어이고 나머지는 의태어입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한 문장을 담고 있습니다. 워낙 글이 없는 덕분에 이 책을 접하는 모든 독자들이 더 많은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 똑같은 사람 하나 없이 모두 다르듯이, 저마다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니 이 책은 접하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채롭게 그 이야기가 채워지고 생각의 가지가 뻗어나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같은 책을 보고, 그 속의 그림들과 글을 보더라도 다들 자신만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 각각의 결론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사회의 단면을 통해 저자가 우리들에게 하고픈 말을 전하는 듯합니다. 째깍째깍, 절대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에 맞춰 마치 변신로봇처럼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는 우리들의 모습, 우리들의 삶의 모습, 특히 직장인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또 거의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로 다니는 출·퇴근 시간과 정해진 시간까지 건물에 들어가고 정해진 시간 후에 건물 밖으로 나와 우르르 버스나 지하철로 흩어지는 우리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우리는 저마다 자신이 원하던 혹은 아직도 원하고 있는 삶이나 모습을 이루고자 꿈을 꾸고, 그것을 위해 내일도 다시 걷고 뛸 것입니다. 우리네 일상이 자칫 그렇게 로봇에 입력된 프로그램과도 같이 무미건조하게 보이더라도, 저도 여러분도, 끝까지 '꿈'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말도 그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