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다닐 만하니? - 2천 만 직장살이들을 위한 원기 보양 바이블
페이샤오마 지음, 허유영 옮김 / 유노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그냥 지나치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마치 저에게 묻는 것 같았거든요. 회사는 다닐 만하니? 단 한마디이지만 그 속에는 참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고, 상황이나 말하는 사람 혹은 듣는 사람에 따라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단순히 회사 생활은 할 만 한지가 궁금하거나, 아니면 얼마 못 버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오랫동안 큰 일 없이 잘 다니고 있다는 의미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출, 퇴근은 하는데 정말 일을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거나 등등 말이죠. 저는 마치 제가 스스로에게 묻는 것 같은 생각에 책을 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는가하고 말이죠.

 

결국 이 책은 표지에도 쓰여 있듯이 하루하루 직장에서 한 방울도 남김없이 원기를 쪽쪽 빨리는 직장인들의 원기를 보충해주기 위한 원기보양식 같은 책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굳거나 뻐근해지는 몸을 이완시켜주는 체조 같은 정말 알아두면 유용하고 좋은 정보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일어나는 정말 수많은 경우들에 대해 해법 아닌 해법을 반어법 혹은 농담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아마 직장에서 짓게 되는 가식적인 영혼 없는 웃음이나 미소 말고 비록 헛웃음이나 피식거리는 것이라도 속에서부터 나오는 웃음을 짓게 해주고 싶다는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자가 대만 사람이다 보니 대만 특유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몇 군데 존재했습니다. 회의 전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될 일명 '테러음식'의 예로 제시된, 그 이름도 아주 생소한 '마라탕'을 비롯하여 '소시지 바', '말린 조갯살', '옥수수 버터구이', '김맛 과자'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이라 하겠습니다. 아마 번역가분도 우리나라 세태에 맞게 조금 각색하신 부분이 있겠지만, 대부분은 원작 그대로의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의 직장 현실과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유사하다는 점에 사람 사는 것은 어디든 다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이는 우리나라에 국한해서 한 생각이었는데, 대만 역시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이라 그런 듯 합니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싶으면 먼저 임원이나 사장이 되세요. 안 되면 사장의 친척이라도 말이에요! 그런 다음에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든 아무 문제도 안 될 테니까!” (175쪽)

 

이걸 보고는 정말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대만의, 그리고 그와 전혀 다르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떠오르더군요. 정말 슬프지만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부고발을 해도 결국 고발자만 매장당하고 희생되는 현실이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애초에 비리가 없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러한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도 큰 용기라 생각하는데 우리나라도 그런 당당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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