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
정진호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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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예전에 '안아키'라는 인터넷 카페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그 곳은 약을 극단적으로 불신하여 항생제나 해열제 등 어떠한 약도 쓰지 않고 자연치유법으로 아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제는 더 나아가 검증되지 않은 치료 수단을 통해 직접 치료하겠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습들도 결국에는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극히 일반적이고 본능적인 욕구에서 파생된 여러 양태 중 하나일 것입니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몸이 아플 경우 크게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을 먹거나 먹지 않거나. 그리고 시간이 지나 현상이 심화단계에 이르게 되면 또 크게 약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아니면 아예 극단적으로 약을 기피하는 모습으로 양분 될 것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그 어느 때보다 정보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현대에는 아주 손쉽게 원하는 정보(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차하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우리들은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믿을 만한 정보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그러다 최근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비롯하여 몇몇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에게 정부와 전문가의 말은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이나 광고보다 신뢰도가 더 낮은 정보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서론에서 시중에 떠돌고 있는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과 흔한 오해들을 조금이나마 바로잡고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책의 1부는 플라시보 효과, 우울증 약, 술 깨는 약 등 우리가 약을 둘러싸고 가장 잘못 이해하고 있는 내용들로 구성했습니다. 2부에서는 약도 잘못 알고 쓰거나 하면 우리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제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아편, 탈리도마이드 사건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3부는 2부와는 정반대로 위대한 약들의 탄생을 통해 인류가 큰 혜택을 누리게 된 이야기를 마취제, 백신, 소독제, 항생제, 항말라리아제 등을 통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건강과 함께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수명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을 통해 노화를 어떻게 극복하고 수명은 몇 살까지 연장 가능한지에 대한 최근 과학계의 논란과 일화를 소개해 줍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화두인 인공지능의 의료 분야에로의 도입 및 개발로 인해 미래 의사와 약사의 역할을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등을 예측해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안아키 논란이나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을 접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 우리가 접하고 있는 의학, 약학 정보가 과연 올바른 것들인지에 대해 반사적인 의구심과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명한 독성학자인 저자의 책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고 다행이라 느꼈습니다. 내용상 이해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전문가 분들이 비전문가인 일반 소비자들을 위해 이런 책들을 꾸준히 집필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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