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생강이라는 생경한 이름을 가진 저자의 무언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듯한 제목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특정 종합편성 채널의 이름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한 번 동한 흥미는 자꾸 그 책에 눈이 가고 관심이 가게 만들었고 결국 책을 읽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특정 채널은 제 기억에 의하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 나옵니다. 제목에 쓰여 있다고 해서 반드시 여러 번 언급되는 등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런 부분도 무언가 색다르고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제목을 통해 예상하고 짐작했던 내용이나 전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실망을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덕분에 부담 없이 정말 한 편의 재밌는 이야기를 읽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습니다. 소재나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거나 편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소설은 신도시 내, 그 중에서도 부촌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한 타워 속에 있는 피트니스 센터에 딸린 사우나에서 일하게 된 소설가가 그곳에서 겪는 여러 일들과 사우나 바깥세상에서 그를 둘러싼 주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곳은 대한민국 1퍼센트의 남자들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그 곳을 찾는 손님들이 ''이라면, 그곳에서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는 주인공 태권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갑을관계' 할 때 그 을도 아니요 바로 ''의 신분입니다. 이 사우나의 직원들은, 특히 매니저와 팀장은, 소설 속 팀장이 말한 대로 '무엇을 하든 눈에 띄면 안 되고, 늘 회원님들께 없는 듯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갑을관계의 갑과 을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은 못할 지언정, 의식이라도 하고 심지어 갈등을 빚기도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책의 끝을 향해 갈수록 반전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그것을 이야기하면 나중에라도 보실 분들의 감흥이 크게 반감될 것 같아 여기에서는 밝히지 않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로 인해 저는 이 이야기를 좀 더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누구라도 벌거벗을 수밖에 없는 곳 목욕탕(사우나)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그것도 소위 한 나라의 1퍼센트라고 하는 대단한 사람들의, '민낯''속살'을 보면서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복잡한 심정을 가득 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을 접한 다른 분들은 과연 어떤 마음들을 품은 채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실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