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일기 - 아직은 아무 것도 아닌 나
김그래 글.그림 / 레진코믹스(레진엔터테인먼트)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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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솔직히 말씀드리면, 김그래 작가의 '그래일기'라는 웹툰은 한 번도 본 적은 없고,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표지나 책 소개를 보았을 때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맵고 짠, 즉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그런 맛이 덜한 간이 조금은 덜 된 듯한 음식을 좋아합니다. 자극적인 음식에 간을 덜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음식 자체가 자극적이지 않은 맛인 것을 더 선호합니다. 이런 제 취향은 비단 먹는 것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책이든 드라마든 아니면 영화든 어떠한 것에서든 극적이고 버라이어티한 것보다는 소소하고 일상적이다 못해 평범한 것들을 더 찾는 편입니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 수 없는 것처럼 저 역시 가끔은 자극적인 것을 찾고는 합니다만.

 

'그래일기'는 음식에 비유하자면 제게는 좋아해서 즐겨먹는 음식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학 졸업반에 다니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성이 대학생에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시기에 겪는 일들과 아주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 속 장면들, 그 속에서 자신이 느낀 감정들과 마음 속 생각들을 대부분 밝은 모습으로 때로는 조금은 어둡게 풀어놓았습니다. 저자인 김그래 씨를 잘 모르지만, 책을 보면 무언가를 먹는 장면이 늘 나오는 것이 이 분은 아마도 먹는 즐거움을 가장 사랑하는 분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보통의 대학생들이 그러하듯 인생을 밝혀줄 것 같은 아름답고 바람직한 목표가 작심삼일이 되어버리고, 술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괴로운 마음에 술을 입에 댔다가도 탄산음료로 금방 태세를 전환하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등의 모습을 보면 참 귀여운 마냥 학생인 것 같다가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마음 쓰고 고민 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어엿한 성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자각하고는 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일상툰(일상을 주 내용으로 다루는 웹툰)에 대해 "사실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하잖아요.", "그게 그거일 텐데 뭐가 재밌어요?"라고 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는 말이 있듯이 다 같이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그들이 채워가는 시간들임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 한 사람 결코 같은 사람이 아니듯이, 각자 각자에게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고 그들만의 시간이 있으며 그들만의 생각과 감정이 있기 때문에 이 책처럼 그것이 더 재미가 있고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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