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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한 마디 따라 쓰기 노트
박상용 지음 / 소라주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그동안 영어를 비롯해 일본어나 중국어 학습 책을 몇 권 봤지만(학습 책이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차마 공부했다고는 양심의 가책이 느껴서 그냥 봤다고 썼다.) 이 책처럼 쓰는 책은 처음이었다. 내 스스로가 이런 쓰기 형식으로 학습하는 책을 굳이 찾지 않아서 그랬던 것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언어 학습 책은 읽기와 듣기, 말하기로 구성되어 있는 게 보통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언어 공부를 할 때 읽고 듣고 말하기의 중요성을 워낙 강조하다 보니 쓰면서 언어 학습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직접 쓰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어렸을 적, 지금은 초등학교이지만 내가 받아쓰기 했을 때는 국민학교가 정식 명칭이었으므로, 국민학생시절 받아쓰기를 한 이후로 무언가를 받아쓴 기억은 없다. 그렇다고 이 책처럼 무언가를 따라서 쓴 적도 없는 것 같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직접 손으로 펜을 잡고 종이 위에 쓰기 보다는 컴퓨터 혹은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거나 스마트 폰을 터치함으로써 전자기기에 입력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오랜만에 연필을 손에 잡았고, 글씨도 엉망이었다. 또 그렇게 오랜만에 연필로 손 글씨를 쓰면서 한글이 아닌 한자를 쓰고 있다는 걸 문득 깨달으니 묘한 기분도 들었다.
책이 비록 150개의 관용표현을 담고 있지만 중국어 초보자도 배려하고 있어 좋았다. 책의 맨 앞부분에 중국어 왕초보를 위한 기초상식이 바로 그 부분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개인적으로 놀라고 반가웠던 것은 한자 한 글자 한 글자마다 획순(劃順)을 알려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어릴 적 한자 공부를 할 때 봤던 기억이 나 참 반가웠고 저자와 출판사의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관용어 하나하나마다 함께 첨부된 QR코드를 스마트폰에 인식시키면 중국인의 원어민 음성도 들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네이버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긴 하지만 아마 대부분의 스마트폰 유저들에게는 깔려 있을 것이니 크게 불편한 점으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워낙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성인 뿐 아니라 학생들 중에도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혹은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책을 읽고 따라 쓰면서 이 책이 학생들에게도 아주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세한 관용어의 유래와 의미풀이에 더해 앞서 언급했듯이 한자의 획순까지 담겨 있어 중국어와 함께 한자공부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