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저자인 윤광준 씨가 '생활명품'이란 말을 처음으로 만들고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말이 썩 익숙하지는 않다. 생활용품이나 그냥 명품이라는 말은 많이 듣고 사용해왔어도 생활명품이라는 말은 낯설다. 하지만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다. 각각의 단어가 지닌 뜻을 그대로 가지고 만나 생겨난 말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우리가 명품하면 떠올리는 상품들은 제품의 질이 좋은 것도 사실이지만 브랜드 가치가 가격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우리 생활에 유용함이나 편리함을 더해주는 실용성 측면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물건들은 말 그대로 생활용품 중에 명품들이라 할 만한 것들이다.
사실 나는 이 책에 소개된 물건들 대부분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주로 쓰는 생활용품들이야 전에 쓰던 것, 아니면 그냥 집에 있는 것 그것도 아니면 전에 것들과 비슷한 수준의 상품들만 계속 찾았었다. 또한 평소 전혀 신경 쓰지 않던 분야의 물건들도 꽤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새로운 분야의 훌륭한 제품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했고, 이렇게 보이지 않는 분야 혹은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과 아이디어로 진정한 의미의 '명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되는 충격도 짜릿했다.
저자가 책에 담은 물건들의 종류와 양은 가위부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심지어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워낙 많고 다양하며 방대했다. 무려 45가지나 되더라.
한 번 본 것은 다 외워버리는 천재가 아니고서는 누구라도 이 책을 꼭 다음에 몇 번이고 꺼내서 찾아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저자의 주관과 취향이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는 이 분야 전문가다. 이 책 이름이 '新 생활명품'인데 저자는 이 책의 구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명품'도 낸 바 있다.(이것도 나중에 꼭 찾아볼 참이다.) 그렇다고 그는 자기의 추천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물건만 쓰기에도 인생은 짧으니 함께 좋은 물건 쓰면서 인생의 질을 높여보자는 뜻으로, 자신이 직접 발로 뛰고 겪어보고 사용해보면서 얻게 된 정보들을 나눠주는 것이다.
내 귀가 얇은 것인지 아니면 그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솜씨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가 소개해 주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들에 대해 거의 최소 한 번 이상씩은 구매욕, 소유욕이 생겼었다. 명품매장에 가서 제품들을 죽 담아놓은 카탈로그를 읽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물론 당장을 참아내고 시간이 지나면, 필요도 없는데 좋다고 하여 일단 사두고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할 확률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다음에 이 책을 다시 펼쳤을 때 또 한 번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그 때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