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맘조리
김재호 지음 / 레드박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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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프고 나면 건강 잘 챙기라는 의미로 몸조리 잘 하라고 말하고는 한다. 심하게 아팠던 만큼 그 후에 몸을 잘 추스르고 보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다시 심하게 앓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한데 이 책 이름이 '토닥토닥 맘조리'. 모르긴 몰라도,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현대인들 중 마음이 온전히 건강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살면서 주변 사람들로 부터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상처를 받는 것은 물론, 사회적인 여러 이슈나 사건들로부터, 분명 나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발생한 적이 없을 때에도, 간적접이지만 분명히 마음에 생채기를 얻고 스트레스로 마음의 건강을 해치고는 하는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라는 말이 있지만, 마음이 행복하지 않고 여유가 없는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이런 의미에서 작가는 우리가 우리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추스르고 건강을 회복하라며 '토닥토닥' 다독여 주는 글과 그림을 선물한 것 같다.

 

 

기술이 끊임없이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거의 무한대로 가능한 지금, 세상에 손재주 뛰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실감하고 있다. 분명 저자의 글씨체나 그림은 유려하다고는 하기 힘들고 투박하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저자만의 색깔을 나타내주는 것 같아 좋다. 특히 무엇보다 내용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또한 저자의 언어유희와 센스 덕분에 책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미소 짓게 되었다. 공감 되는 글도 참 많았다.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이야기가 담긴 페이지를 체크하다가 너무 많아서 그냥 그만두었다. 저자처럼 이렇게 기발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곧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궁금하다. 타고난 재능인지 아니면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로 얻게 된 전리품 같은 것인지.

 

 

페이지마다 글씨가 가득 담겨 있는 보통 책과는 다르게 이 책은 페이지마다 여백이 가득하다. 글 읽는 속도가 느린 나로서는 이 부분도 참 좋았다. 저자의 생각을 양껏 접할 수 있는 것이 책읽기의 좋은 점이기도 하지만, 이 책처럼 글을 읽고 내 생각을 이리저리 굴려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에세이나 수필집 같은 책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리라.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제든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을 수 있는,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맘조리할 때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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